들온말을 우리말로 갈음해 쓸 때는 살펴야 할 것이 많습니다.(제가 생각하는 큰 얼거리는 ‘제가 생각하는, 딴겨레말을 우리말로 바꾸는 바람직한 수[방법]‘를 봐 주시기 바랍니다.)
앞서는 지금은 썩 좋은 보기로 자리잡기는 했지만, ‘누리꾼’을 보기로 들어 좀 아쉬운 점을 쓰기도 했습니다만,… – 그 글 보기
딴겨레말을 우리말로 갈음해서 쓸 때는 살펴야 할 것이 꽤 많습니다.
특히 어떤 바닥[분야] 말을 옮길 때는 그 바닥에 몸 담고 있는 이들이 어떤 뜻으로 쓰고 있고 또 여느 말들하고 헛갈리지 않게 살펴야 할 때도 있습니다.
보기를 들어, 영어 ‘road shoulder’를 흔히 ‘갓길’로 고쳐쓰고 있으나 이는 여러모로 바람직하지 못한 점들이 있습니다.
잠시 살펴보자면, 영어 ‘road shoulder’를 한때는 ‘길 어깨’ 같이 곧이곧대로 옮겨쓰려고 한 적도 있으나 이는 우리 생각틀로서는 쉽게 헤아리기 어려운 점이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갓길’이란 순우리말로 고쳐쓰게 되었으나, 이렇게 고치고 보니 또다른 흠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길 가에 자리는 마련해 두었으나 따로 차선을 긋지 않은 채로 둔 곳은 길은 길이지만 그렇다고 딱히 ‘길’이라 하기도 어정쩡합니다.(물론 ‘도로교통법’-?-으로 따지자면 분명 ‘길’일 것입니다만…)
또, 이런 자리를 예사스럽지 않은 때[비상시]에 쓰려고 차선만 따로 그어 놓은 곳도 있는데, 이런 길에 버젓이 ‘갓길’이라 해 놓으니, ‘여기도 길인데…’하면서 아무 거리낌없이 쓰는 얌체같은 이도 있습니다.
마침내, 이런 데는 ‘길’은 길이되 예사 때는 길로 쓰면 안 되는 곳이니 ‘길’이라 이름붙이기 어정쩡한 것입니다.
아마도 영어 ‘road shoulder’가 뜻하고자 하는 것은, 길을 몸으로 비기자면, 몸은 몸이되 그렇다고 몽뚱이 고갱이[중심]도 아닌 그런 데를 말하고자 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다면, 이에 걸맞는 우리말은 없을까요?
어떤 분들이 찾아낸 대로, ‘길섶’이 있습니다.(‘길 가’나 ‘길 옆’도 비슷한 뜻이지만, 쓰임이나 느낌으로 봐서 이 말은 알맞지는 않다 봅니다.)
마침 ‘섶’이란 낱말도 옷에서 고갱이는 아니지만 옷자락을 말하는 것이니 느낌도 비슷합니다.
가끔은 ‘길 섶’이 ‘길 가’나 ‘길 옆’과 같은 뜻이고 길을 그리고 남은 나머지 데를 뜻하는 것이니 맞지 않다 하시는 분도 계시지만, 그렇게 치자면 영어 ‘road shoulder’가 있다면 ‘road body’은 있으며, ‘갓길’은 또 선을 그어 나누지 않은 데는 맞지 않는 말이 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가끔 우리말이 마치 한자처럼 처음부터 외곬로 뜻을 가진 듯이 말씀하시는 분들이 가끔 있습니다만, 우리말은 말에 뜻을 입혀서 쓰는 뜻말이고 느낌말입니다.
위에서 말했다시피 ‘길 가’나 ‘길 옆’은 그대로 쓰고 ‘길섶’은 영어 ‘road shoulder’를 갈음해 쓰기에 아무 흠이 없을 것입니다.
여기서 잠시 말장난을 좀 해 봐야겠는데,… ‘길 가’와 ‘가에 있는 길’은 무엇이 다를까요?
‘길 가’는 말 그대로 ‘길 가장자리’를 말하는 것이, ‘갓길’(가에 있는 길)은 가장자리 쪽에 있는 길로 가끔은 안길(안쪽에 있는 길)에 견줘 쓰기도 합니다. 이처럼 우리말에서는 말 차례로 살피면 뜻이 분명해 지는데, ‘갓길’이라 하면 차선을 그어 나눈 길은 맞아떨어지지만 자리만 마련해 두고 차선을 긋지 않은 데는 맞지 않는 데가 있습니다.
마침내는, ‘갓길’도 나름 괜찮게 바꾼 수지만, 여러가지를 살피지 못함으로써 다른 뜻하고 헛갈리기도 하고 사람들이 잘못된 생각-좀 바쁘면 가도 되는, 버젓한 길!-을 가지게끔 하는 말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 벼리낱말 : 로견 노견 road shoulder 路肩 갓길 길섶 길자락 길옆 길가




김충수 (별명 petrus)
2 13, 2012 @ 16:55:18
먼 길 제 블로그까지 들르시어 깨달음 주시니 고맙습니다.
우리말 바로쓰기에 관심이 있어 짧은 앎으로 적어본 글이었습니다.
일러주신 ‘길섶’이라는 말이 모양새에 가장 가까워 보여 앞으로 그리 쓰도록 하겠습니다.
가르침 고맙고요, 표해놓고 틈날 때마다 공부하러 들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깨몽
2 13, 2012 @ 17:07:04
고맙습니다.^^
그리고 지나친 칭찬입니다.(몸 둘 바를… *^^*)
‘road shoulder’를 ‘갓길’로 고쳐쓴 것을 두고 글을 쓰면서 여기저기 찾아보다 충수 님 글을 보게 되었고 제 글에 밑거름이 되어 주셨으니 제가 더 고맙지요.
원래 생각이란 것이 보태면서 더 커지는 것이 아닐지요…
모자란 제 글에는 다른 분이 또 고치고 보태겠지요…^^
좋은 생각거리를 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