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쌍안경을 거꾸로 든 북한 김정은’을 비웃는 기사가 떴길래 살펴봤습니다.(이 글은 2011년 2월 21일에 처음 쓰고 나중에 조금 덧붙여 쓴 글입니다. 헛갈리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아래 사진이 연합뉴스가 냈다는 기사에 난 사진입니다.(잘못을 알았는지 지웠길래 조선일보에서 퍼왔습니다.)

아마 국가정보원이나 그런 쪽에서 자료를 내고 연합뉴스가 퍼뜨리고 언론들이 그대로 베껴쓰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비슷한 내용으로 비슷한 사진이 ‘이데일리’, ‘YTN’, ‘조선일보’ 같은 곳에 났습니다.(부디 정론지를 자처하는 언론에는 안 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조선중앙 TV’를 화면 갈무리한 이 사진을 실은 기사에서는 ‘김정은이 군부대 시찰 중 쌍안경을 거꾸로 들어 창피[굴욕]를 당했다는 것입니다.(따라서 군 관련 경험이 풍부하다고 했던 것이 거짓말이라 증거라는 얘기.)
여러분이 보시기에도 그렇습니까?
저는 좀 이상해서 검색을 해 봤습니다.

저 사진에서 쌍안경이 바로인지 거꾸로인지를 밝히는 것에는 두 가지 잣대가 있습니다.
쌍안경은 초점 거리를 늘리기 위해 경통 안에서 두 번(정확히는 네 번) 꺾어지게 되는데 그 방향이 어떤 쪽이냐와 경통 사이에 접히는 부분이 어디에 달렸느냐 입니다.

(안타깝게도 망원경을 아래 쪽에서 본 사진은 못 구했습니다만 짐작해 볼 만한 사진을 덧붙입니다. 사진은 ‘두루본광학’에서 빌려 옴)
가장 중요한 잣대부터 살펴 보자면, 쌍안경은 그 구조 때문에 접히는 부분이 경통 가운데거나 위쪽에 있습니다.(군사용은 대부분 위쪽으로 치우쳐 있는 듯합니다.)
기사 사진에서는 가운데 밝은 작은 원이 바로 그 부분인데 그 부분이 위쪽에 달려있습니다.
그 다음으로 경통 사이에서 밝게 빛나는 부분인데 아마도 이 부분이 바깥 경통 부분에서 위로 붙어있다고 거꾸로 들었다고 하는 모양인데, 위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좁은 공간에서 초점 거리를 늘리기 위해 각도를 꼬으다 보니 위로 치우쳐 있는 것이 맞습니다.
각도를 틀어놓은 것은 아래 그림에서 다시 확인하십시오.(사진은 위키백과에서 빌려 옴)

여기에다 위에서 말한 ‘주의할 점’ 두 가지까지 놓고 보면 쌍안경을 잘못 든 것이 아니라 바로 든 것으로 보입니다.
덧붙임 —
좀 더 자세히 견줘 보려고 다른 사진을 가져왔습니다.(아래 사진은 http://rickischultz.wordpress.com/http://adlandcreative.wordpress.com/ 에서 빌려왔습니다.)
결국, 러시아에서 만든 것으로 보이는 저 쌍안경은 우리가 흔히 보는 것보다 가운데 접히는 부분이 조금 더 아래로(경통 사이로) 처져 있지만 다른 쌍안경과 비슷하게 생겼고 김정은은 결코 쌍안경을 거꾸로 든 것이 아니다.
결국 무엇이라도 흠을 잡고 싶어하던 차에 똥오줌도 못 가리고, 그것을 가릴 짬도 없이 엉터리 기사를 쏟아낸 것이다. 쪽 팔리게…ㅡ.ㅡ
* 덧붙임(2011년 9월) —
아래 사진에 나오는 제품은 위 사진 제품보다 접히는 부분이 많이 아래로 처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러시아에서 만든 ‘Kronos ZOMZ 16×50’ – flickr에서 빌려옴)

* ‘쌍안경 거꾸로 김정은‘이나 ‘쌍안경 김정은’으로 찾아보면 이른바 ‘김정은이 쌍안경을 거꾸로 들었다거나 그것이 거꾸로가 아니라 바로 든 것임을 짚는 글들이 나옵니다.재잘터 @baltong3님께서 처음에는 ‘거꾸로 들고’라고 썼다가 좀 논란이 있자 ‘거꾸로 든 듯한’으로 두루뭉실하게 바꾸었다가 나중에는 자신이 없었는지 이른바 전문가란 자들 얘기로 돌리는 모습을 비꼬아 ‘”김정은쌍안경거꾸로들고-거꾸로든듯한-바로든거맞음-네티즌탓”.. 한국언론의태도.. 부끄럽지도않은가?’라고 꼬집어 주셨습니다.비슷한 분석 기사로는, ‘‘김정은 쌍안경’ 논란에 ‘MB 과거’까지 재조명-프레시안‘을 봐 주십시오.

아주 간혹 요점 파악이 안 되시는 열등생이 계셔서 요점까지 콕! 짚어 드리겠습니다.
이 글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는, 첫째는 뭐라도 꼬집어내서 흉보고자 하는 거시기-내놓은 문제가 올바른 것이었으면 목적 달성했겠지만…-와 그것을 언론이란 껍데기를 쓰고 나팔수 역할을 하는 거시기와 그것을 아무 생각없이 넙죽 받아서 토씨 몇 마디 바꿔서 싣는 복사기 언론을 꼬집는 것입니다. 이제 이해가 되실런지…^^(그래도 이해 안 되시면 독선생 대세요~)
덧글. 과연 김정은이 아래 ㅂ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자격(?)이 있을지 한번 두고 볼까요…?^^;
https://i1.wp.com/pds16.egloos.com/pds/201002/17/63/f0072663_4b7bdd893b5e1.jpg

(‘한겨레신문’에서 빌려왔습니다.)

자, 굳히기 들어 갑니다~~~
https://i1.wp.com/img217.imageshack.us/img217/1020/1222599695kyung1218k.jpg

http://image.pressian.com/images/2011/02/21/40110221170425(1).JPG
뭐가 보이나? 대량살상무기???

* 덧붙임 : 위에 부시가 들고 있는 망원경에도 앞에 뚜껑이 달려있어 제가 실수로 판단하고 사진을 올린 것인데, 확인해 본 바로 ‘야간 탐지경’인 듯 합니다.(일반사람이 쉽게 알아듣게 말하자면, 주야간 겸용 망원경’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밤에는 앞 뚜껑을 열고 빛을 많이 받아들여서 보고 낮에는 앞 뚜껑은 닫고 작은 구멍으로 들어오는 빛으로 보는 군 장비가 있다고 합니다. 저 사진이 입방아에 올랐을 때 저도 저런 모양의 장비를 찾아봤으나 군장비라 그런지 저런 모양의 주야간 탐지경을 찾자 못해 저도 실수를 하였고, 지금 바로 잡으려고  굳이 내리지 않고 이렇게 덧글을 달아 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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