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연못> – 김민기

1.
깊은 산 오솔길옆 자그마한 연못엔
지금은 더러운 물만 고이고 아무것도 살지않지만
먼옛날 이 연못엔 예쁜 붕어 두마리 살고 있었다고 전해지지요.
깊은산 작은 연못

어느 맑은 여름날 연못속의 붕어 두마리
서로 싸워 한 마리는 물 위에 떠오르고
여린 살이 썩어 들어가 물도 따라 썩어 들어가
연못속에선  아무것도 살수  없게 되었죠.

깊은 산 오솔길 옆
자그마한 연못엔 지금은 더러운
물만 고이고 아무것도 살지않죠

2.
푸르던 나뭇잎이 한잎 두잎 떨어져
연못위에 작은배 띄우다가 물속 깊이 가라앉으면
집 잃은 꽃사슴이 산속을 헤매다가
연못을 찾아와 물을 마시고 살며시 잠들게 되죠

해는 서산에 지고 저녘산은 고요한데
산허리로 무당벌레 하나 휘익 지나간 후에
검은 물만 고인채 한없는 세월 속을
말없이 몸짓으로 헤매다 수많은 계절을 맞죠

깊은산 오솔길 옆
자그마한  연못엔 지금은 더러운 물만 고이고
아무것도  살지않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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