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얼숲'[페이스북]이나 ‘재잘터'[트위터], 누비개[브라우저]인 ‘불여우'[파이어폭스] 같은 말을 우리말로 바꾸는 것을 두고, 홀이름씨[고유명사]는 고칠 수 없고 고쳐서도 안 된다고 하시는 분이 있습니다.(생각 밖으로 이렇게 따지는 것이 꽤 널리 퍼져 있습니다. 심지어 나름 한글을 아껴쓴다는 분 가운데서도 꽤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홑이름씨를 함부로 고칠 수 없다는 말은 틀린 말이 아닙니다.
하지만 결코, 아주 고칠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들온말 홀이름씨를 우리말로 다르게 고치는 것은 마치 딴겨레말 떠받들고 우리말 죽이는 국립국어원이 엉터리 말글법칙을 법을 펼쳐 내리누르듯 억지로 그리 하자는 뜻이 아니라, 우리말로 고칠 수도 있고 또 그렇게 하면 여러모로 좋지 않겠는가 하는 뜻입니다.(무엇보다도, 누구에게나 귀에 익은 우리말로 바꿔부르면 외우기도 쓰기도 편할 것입니다.)

말글 법칙에서는 흔히 ‘홀이름씨’ [고유명사]하고 ‘뭇이름씨'[보통명사]를 나누나 실제 말글살이에서는 이 둘을 칼로 자르듯 나누는 것이 별 뜻이 없을 때가 많습니다.
보기를 들어, ‘facebook’과 ‘facebook.com’은 다 같이 홀이름씨라도 ‘facebook’은 ‘facebook.com’에서 내놓은 베풀매[서비스]입니다. 일터 이름은 마치 낱사람 이름처럼 함부로 고쳐부를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베풀매 이름은 칼로 자르듯 홀이름씨라 하기 어려운 점이 있고, 사람들이 입말로 바꿔 부를 수도 있는 것이라 봅니다.(그런다고 해서 제 이름이 없어지거나 보람[효력]이 없어지는 것도 아닐 것입니다.)
따라서 ‘페이스북’을 ‘얼숲’ 같은 말로 바꿔 부를는 것은 될 수 있다 봅니다.(‘페이스북점컴’은 함부로 바꿔부를 수는 없지만, 이도 정겹게 입말로써 바꿔 부를 수는 있다 봅니다. 다른 보기로,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마이크로소프트’를, 그 일터를 싫어하는 이들이 ‘M$’로 바꿔 쓰기도 하는 것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그냥 다르게 부르는 이름일 뿐, 그것이 그들이 내민[공식] 이름을 바꾼 것은 아니라 봅니다.)
다른 보기로, 모질라(Mozilla) 재단에서 만든 ‘파이어폭스'(Firefox)를 흔히 ‘불여우’라 부르는 이들이 있습니다. 이는 ‘파이어폭스’를 정겹게 이르는 또이름[별명]같은 것입니다.
그리고 만약에, 우리나라에서 ‘파이어폭스’를 ‘불여우’라 불러주는 이들이 많아지고 만든 곳에서도 그 뜻을 안다면 우리나라에 이름은 ‘불여우’라 불러줄 수도 있을 것입니다.

다른 보기로, 딴나라 일터 ‘구글’은 홑이름씨이고 베풀매로써 ‘구글’도 홑이름씨라 할 수 있지만, 종종 영어에서도 베풀매로써 ‘구글’을 뭇이름씨처럼 써서 ‘googling’하면 ‘누리터에서 찾아보다'[인터넷에서 검색하다]는 뜻으로 쓰기도 합니다.
고로, 딴나라에서 들어온 홑이름씨를 우리말로 고치려는 것은, 오롯이 홑이름씨인 일터 이름을 바꾸려는 것이 아니라-물론 이도 살갑게 부르는 이름으로 고쳐 부르거나 그 일터가 나서서 우리말로 고쳐줄 수도 있겠지만…- 여느이름씨로 쓰이기도 하는 것을 고쳐 쓰려는 뜻입니다.

또, 어떤 나라가 딴 나라에 나아가려 할 때, 일터[회사] 이름이나 만든 것 이름을 다른 겨레말로 고칠 때, 어차피 완전히 똑같은 소리값으로는 적기 어려운 일이니 비슷한 소리값을 살리면서도 더 좋은 뜻이나 느낌을 담으려고 소리값으로는 조금 멀더라도 느낌이나 뜻이 좋은 말을 고르기도 합니다.
가장 도드라진 보기를 들자면, 우리말은 아니지만, 중국에서 ‘coca-cola’를 처음에는 ‘蝌蝌肯蜡'(소리로는 ‘커커컨러’ 정도)로 썼습니다. 그런데 이 말은 소리값으로는 영어 소리값과 비슷하지만, 한자도 좀 번거롭지만 뜻풀이를 하자면, ‘올챙이가 양초를 씹다’란 뜻이랍니다. 그래서인지는 모르지만, 여튼 그렇게 첫 중국에 나아가려던 것은 물 건너가고 나중에 다시 이름을 널리 물어서 내놓은 것이 ‘可口可樂’라고 합니다.
소리값은 ‘커코우커러’ 즈음이지만 뜻풀이를 하면 ‘입에 맞아 즐길만 하다’이고 그 바람인지 드디어 코카콜라 회사는 중국에 뿌리를 내릴 수 있게 되었다 합니다.

또, 미국 안방극[드라마]인 ‘프리즌 브레이크’에서 가운데사람[주인공]인 ‘데이빗 스코필드'(그것을 맡은 이 제 이름은 ‘웬트워스 밀러’)를 정겹게 ‘석호필’이라 부르고 있으며, 한국 핏줄[혈통]인 여자와 결혼한 ‘니콜라스 케이지’를 정겹게 ‘케 서방’이라 하는 것도 비슷한 보기라 할 것입니다. 이렇게 부른다고 해서 그 사람 이름이 바뀌는 것은 아니고 다만 어떤 생각하는 바가 있어 바꿔 부르는 것일 뿐입니다.(게다가 스스로 ‘케 서방’이라 우스개를 했다고 하네요…)
재밌게도, 일제 강점기 조선에서 여러가지 일을 한 ‘프랭크 윌리엄 스코필드’는 제 이름을 따서 ‘석호필’이라 한국식 이름을 지었는데, 이것이 바탕이름을 두고, 게다가 제 소리값을 살려 적을 수 있음에도 일부러 한국식으로 이름을 바꾼 보기도 될 것입니다.(다만 차이가 있다면 이것은 스스로 그리 했다는 정도….?)

그 밖에도, 홀이름씨인데도 불구하고 ‘어메리카합중국’을 ‘미합중국’이나 ‘미국’으로 부르고 있고, 그것이 내민[공식] 이름은 아니지만 흔히 ‘잉글랜드’라고 하는 ‘영국’도 원래 이름소리보다 ‘영국’이란 말을 더 많이 쓰고 있습니다. ‘도이치란트’는 ‘독일’, ‘프랑스’는 ‘불란서’, ‘이탈리아’는 ‘이태리’, ‘오스트레일리아’는 ‘호주’라 하고 있고요…
이 밖에도 찾아보면 여러보기가 있고, 우리도 딴 나라에 물건을 팔 때 원래 이름이 그 나라에서 별로 좋지 않은 뜻이라 이름을 바꾸어 내놓는 일도 많습니다.

이처럼, 홀이름씨를 딴 사람들이 마음대로 바꿀 수 없는 것은 맞지만, 아예 바꿔쓰면 안 되는 것은 아니며, 더군다나 그 일터[회사]에다가 편한 우리말로 바꿔달라고 할 수도 있는 것이라 봅니다.

덧글. 이미 글 안에서 다 밝혔다고 봅니다만, 그럼에도 제 글을 다 읽지도 않고서, 그럼 ‘마이크로소프트 일터’를 ‘아주작은무른모 일터’라고 고치자는 말이냐는 식으로 트집을 잡는 이들이 있습니다.(옛날 최현배 선생이 ‘비행기’를 ‘날틀’, ‘이화여자대학교’를 ‘배꽃계집큰배움터’라고 한 것을 놀리던 논리에서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한 논리겠지요…) 이런 딴지를 걸고 싶으신 분은 제 글을 잘 읽어보시고 딴죽을 거신다면 얼마든지 반기겠습니다.(싸우자고 거는 딴죽은 마다 하겠습니다.)

덧글 두번째. 영어에서 흔히 ‘황제’라는 뜻으로 쓰는 ‘카이저’는 로마 황제 ‘시저’가 바뀌고 뜻을 넓혀 쓰는 보기입니다. 이론에 파묻히지 않고 실제 보기를 찾아본다면 그런 보기는 많습니다. 그러므로 (여전히 그것이 옳으냐 그르냐는 얘기는 할 수 있지만)홀이름씨이므로 고칠 수 없다는 논리는 별로 힘이 없습니다.

* 벼리낱말 : 고유명사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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