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분이 올리신 글에 좋은 보기가 있어 그 보기를 가지고 얘기를 풀어 볼까 합니다. – 그 글 보기
먼저 그 보기 글을 보겠습니다.

이런 사실은 음악과 언어가 원래 불가분의 관계에 있음을 입증한다는 것이다.

아마도 많은 분들이 이 보기 글에서 무슨 탈이 있는지 못 알아보실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 만큼 우리말글이 엉터리 말투에 더럽혀져 있다고 봅니다.
얘기를 하기 쉽도록 되도록 덜 중요한 것부터 짚어보겠습니다.

쓸데없이 한자말을 썼습니다.(방금 이 글을 쓰면서 저도 ‘한자말이 쓰였습니다’로 쓸 뻔 했습니다. 이를 두고는 아래에 함께 얘기하겠습니다.)
이 보기글을 고치신 분처럼 ‘불가분의 관계’는 ‘뗄레야 뗄 수 없는 사이’ 같이 고칠 수 있습니다.
‘언어’는 우리말로 ‘말글’이라 할 수 있고, ‘입증하다’는 이 글에서는 ‘보여주다’로 고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이른바 좀 배웠다는 이들 혹은 딴겨레말을 옮기는 이들이 흔히 저지르는 짓거리가 나옵니다.
바로 말을 베베 꼬아놓는 못된 버릇입니다.
‘관계에 있음을’은 좀 배운 이들이, 제 잘난 척 말을 베베 꼬는 버릇에서 많이 쓰는 말투입니다.
이는 홀가분하게 ‘관계 임을'(사이 임을)이나 더 쉽고 알차게 ‘~라는 것을’ 같이 고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글을 보기글 삼아 고치신 분은 ‘이런 사실은 음악과 언어가 원래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임을 입증한다는 것이다’라고 했습니다만, 저는 여기서 좀 더 고치고 싶습니다.
바로 제가 돋게 보는, 엉터리말투, 들온말투하고 우리말투가 다르다는 것입니다.
‘~임을 입증한다는 것이다’ 같은 엉터리 말투를 흔히 쓰는 것이 바로 들온말투, 엉터리말투가 가져오는 나쁜 버릇이라 봅니다.
흔히 ‘~임을 ~하다’는 영국말 옮김투라고 하는데, 이는 우리가 엉터리 영국말을 배우면서 영국말투(말차례)를 그대로 가져왔기 때문이라 봅니다.
그리고 또 하나 돋은 것은, 우리말은 왠만하면 사람이나 가끔은 다른 살아있는 것이 말글에서 임자가 된다고 봅니다.(즉 사람이나 가끔은 다른 살아있는 것이 아닌 것이 말글에서 어거지로 임자가 되다보면 ‘~되다’, ‘~하게 되다’ 같은 엉터리 말투가 따라나오는 것이라 봅니다. – 다만, 모든 ‘~되다’가 이에 맞는 것은 아닙니다.)
위 보기말에서는 ‘사실’이 무엇을 ‘입증하’고 있습니다. 또 다르게는, ‘관계 임이 입증된다’라고 쓰기도 합니다.
이것을 우리말투로 고치자면, 풀이꼴만 바꾸어서는 안 되고 임자꼴을 아예 바꾸어야 합니다.
보기를 들어, ‘이로써 ~임을 알 수 있다’ 같이 고치면 가장 우리말투에 가깝지 않나 싶습니다.(말글에서는 똑 부러지는 정답은 없기에 더 알맞은 말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말글로 고칠 수 있는 한자말과 엉터리 말투를 우리말투로 고쳐서 이 보기글을 고쳐 보자면,

이로써 노래가락과 말글이 처음부터 뗄레야 뗄 수 없다는 것을 알수 있다.

물론 ‘이로써 … 사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정도만 돼도 좋겠지만, 떼려고 하는 것이 이미 둘 사이라는 것이고, 굳이 ‘사이’를 돋게 해야 할 까닭이 없다면 쓸데없는 말은 안 쓰는 것이 가장 좋다고 봅니다.
즉 여기서는 ‘노래가락과 말글’이 떨어질 수 없는 것이라는 것이 돋은 것이고, 보기를 들어 ‘그 둘은 떼어놓을 수 없다’고 하면 뗄 수 없는 ‘처지’를 돋우는 것일테고, ‘그 둘은 떼어놓을 수 없는 사이’라고 한다면 뗄 수 없는 ‘엮임'[관계]을 더 돋우는 말투가 될 것입니다.(아주 작은 차이지만, 여기서는 굳이 ‘엮임’보다는 ‘처지’로 보는 것이 매끄럽다 봅니다.)

* 덧붙임. 위에서 제가, ‘한자말을 쓰다’고 해야 할 것을 ‘한자말이 쓰이다’고 한 것도, ‘한자말’은 내가 쓰려했던 것이고 ‘한자말’ 쪽에서 보자면 ‘쓰인’ 것이 맞지만, 산 것이 아닌 ‘한자말’이 임자가 아니라 내가 임자가 되어 ‘한자를 쓰다’가 더 옳바르다 봅니다.

* 덧붙임 2. 더 매끄럽게 고쳐 주실 분이나, 혹 저도 모르게 제가 저지른 실수를 바루어 주실 분은 거리낌 없이 댓글 남겨 주시기 바랍니다.

* 덧붙임 3. “이렇게 해야 바로 쓴다”라는 책을 쓴 적도 있는 한효석님께서 얼숲에 아래처럼 댓글을 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 그 글 보기
[“이런 사실이 ~ 입증한다.”는 문장은 영어식 물주구문입니다.. “이런 사실”이 “입증한다”의 주체가 되는거죠..
그러므로 사람을 주체로 내세워야 문장이 자연스럽습니다..
“이런 사실로 미루어 보아도 우리는 음악과 언어가 한 몸이라는 것(뗄레야 뗄수없다는 것)을 알수 있다.”]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