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우리말이 아닙니다.
뭔 얘기냐고요?
잘 생각해 보자고요…^^

‘한국말'(흔히 한자말로 ‘한국어’라고도)에는 우리말과 우리글인 한글이 모두 들어갑니다.
하지만 ‘한글’이라 하면 우리가 쓰는 글자를, ‘한말’ 또는 ‘우리말’이라 하면 우리가 쓰는 말을 얘기합니다.(물론 뜻을 좀 더 잘게 잘라 쓰거나, ‘말'[language]이란 낱말에 말과 글자를 모두 넣기도 합니다만…)
보기를 들어, ‘한말’, ‘우리말’, ‘한국말’을 배운다고 하면 우리가 쓰는 말과 글을 모두 얘기합니다.(실제로 그 가운데 하나라도 안 배울 수는 있습니다만, 어떻든 뜻은 그렇습니다.)
하지만, ‘한글’을 배운다고 하면 그건 우리 글자를 쓰고 읽고 소리내는 법을 배운다는 뜻입니다.
다르게 말해서, 영어를 배운다고 하면 영국말-실제로 어디서 쓰는가에 얽매이지 않고-과 그 글자-흔히 알파벳이라 하는 로마자. 가끔은 영문자라고 하기도-를 모두 말합니다.
하지만, 알파벳, 영문자를 배운다고 하면 글자만 배우는 것이지 말은 아닙니다.
우리가 영어를 얘기하면서 때로는 영국말을, 때로는 영문자(알파벳, 로마자)를, 혹은 섞어가며 얘기할 수는 있지만, 알파벳이나 로마자 또는 영문자를 얘기하면서 영국말을 얘기하면 말이 안 되는 것입니다.

다시 돌아와서, 여기저기에서 ‘한글’을 두고 쓴 것 같은 글을 많이 봅니다. 물론 알맹이는 주로 한글이 우수하니 어떠니 하는 좋은 얘기들입니다.
그런데, 그 알맹이를 살펴보면 글자로써 ‘한글’ 얘기도 있고, 말로써 ‘한말'(혹은 ‘우리말’) 얘기도 있습니다.
보기를 들어, ‘쏭알쏭알 싸리잎에 은구슬, 조롱조롱 거미줄에 옥구슬’이라는 싯귀가 아름답다고 할 때는 소리값, 즉 말을 두고 얘기하는 것입니다. 이 싯구가 한글로써 아름답다고 한다면 이건 완전히 다른 얘기가 됩니다. 그런데 이런 보기를 두고, ‘아름다운 한글’이라는 투로 쓴 글들이 꽤 많습니다.
이런 헛갈림이 뭇사람들 글에서는 큰 흠이 아니라 봅니다.
어차피 전문가도 아닐 뿐더러, 서로 헛갈림으로써 생기는 탈도 별로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꽤 전문가라 할 만한 사람이나 글로 먹고 사는 글쟁이-언론사 기자도 넣어서-, 지어 우리말글 운동을 한다는 이들이 쓴 글에서도 자주 보입니다.

끝내는 ‘한글’과 ‘한말'(우리말)을 헛갈리고 있는 것인데, 이는 배울 때도 ‘한글’을 두고는 배워도 ‘한말'(우리말)을 두고는 배워 본 적이 별로 없어서가 아닐까 싶습니다.
쉽게 말해서, 영국말과 글을 통털어서 ‘영어’라고 하듯, 우리말과 글을 통털어서 ‘한말글’, ‘우리말글’ 또는 ‘말’을 두루 넓은 뜻으로 쓴다고 해도 ‘우리말’이라 해야 하는데 이것을 ‘한글’이라 잘못 쓰고 있지 않나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글자’와 ‘말’의 뜻매김을 물어본다면 이 둘을 헛갈리지는 않을 것입니다. 마침내는 ‘글자’와 ‘말’의 뜻매김을 모르지 않으면서 별 생각없이 ‘한말'(우리말)과 ‘한글’을 헛갈리는 것이라 봅니다.

그래서 저는, ‘영어’라고 하면 ‘영국말과 그 글자’인지 ‘영국말’만 얘기하는 것인지 좀 헛갈리는 것처럼, 우리말과 글에서도 그렇게 되지 않으려면, ‘언어’라는 한자말을 우리말로는 ‘말글’이라 옮겨서, 우리말과 글을 아울러 일컬을 때는 ‘한말글’, ‘한국말글’, ‘우리말글’이라 하는 것이 좋지 않나 싶습니다.(‘언어’라는 한자말이 뜻풀이를 하면 言과 語 모두 ‘말’을 뜻하지만, 실제로 쓸 때는 말과 글-language-을 통털어 뜻하고 있습니다. 아, 물론 뜻으로만 봐서 그렇다는 것이지 쓰임까지 모두 살펴보자면, 많은 뜻이 들어있다는 걸 압니다. 그러니 엉뚱한 딴죽은…^^;)

덧. 혹시라도 이 글에 보태거나 조금이라도 바로 잡고 싶은 것이 있으면 거리낌없이 말씀해 주십시오.(다만, 이렇게 얘기해 놓고 나면 가끔 제가 말한 것 바깥 얘기를 꼬투리 삼아 딴죽을 거는 분이 계십니다. 제가 말한 바깥 얘기를 덧붙이는 것은 반기나, 딴죽을 걸고 싶으면 제가 쓴 글을 두고만 딴죽을 걸어주셔야 서로 얘기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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