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먼 이를 가르키는 우리말, 봉사, 소경, 장님을 엉터리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찾아보면 모두 ‘시각 장애인을 낮잡아 이르는 말’이라고 풀어놨습니다.
그런 말들이 가끔, 그 처지에 빗대어 낮잡아 이르는 말로 쓰기도 하지만 그 말이 낮잡는 말은 아닙니다.
그런데도 딴겨레말 떠받들고 우리말 죽이는 국립국어원과 한자를 떠받드는 학자들은, 우리말 가운데 적지 않은 말들을 낮잡아 쓰는 말로 몰아붙여놓았습니다.
그렇게 친다면, ‘양반’, ‘선생’, ‘당신’도 모두 낮잡는 말이 될 것입니다. 실제로 다른 이를 낮잡아 볼 때도 쓰기 때문입니다.
또 그렇게 보자면, “심청전”에서 ‘심봉사’라고 하는 것은 마치 ‘심 바보'(심 씨 성을 가진 바보), ‘심 멍청이’ 같이 낮잡아 쓴다는 뜻이 됩니다.

우리말이 뜻이 또렷하다 보니 더 적나라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뜻이 너무나 또렷하기 때문에 그런 것이지 우리말이 딱히 흠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이런 두드러지게 좋은 점을, 딴겨레말을 떠받드는 이들은 우리말이 마치 나쁜 기운이나 가진 것처럼 만들어 버렸습니다.

얼마 앞서, 바보상자에서 ‘꽃돌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 말이 흔히 편하게 쓰는 말(이럴 때, ‘속된 말’이라고들 하지요. 이 ‘속되다’에는 ‘고상하지 못하고 천하다’-우리말로는 ‘평범하고 세속적이다’는 뜻과 함께 ‘쌍스럽다’-는 뜻도 있다고 해 놨습니다. 쉽게 말해서 ‘편하게 흔히 쓴다’는 뜻과 함께 ‘쌍스럽다’는 뜻도 있다는 말이고 마침내는 편하게 흔히 쓰기 때문에 쌍스럽다는 말이 되기도 합니다.)이라면서 굳이 다른 말로 풀었습니다.
아마도 이 말을 흔히 갈음하는 투로 고쳤다면, 한자말로 ‘화동’이라 했겠지요.(아니면 요즘은 영어 쓰는 것이 더 품 나 보이니 ‘플라워 보이’라 했을까요?^^)
아마도 ‘꽃돌이’라는 말을 듣고 속으로 눈쌀을 찌푸릴 분들이 좀 계시겠지만, 얼마나 뜻이 또렷합니까!
왜 ‘화동’은 품위있는 말이고 ‘꽃돌이’는 품위 떨어지는 말이라고 여깁니까?
그렇게도 우리 것이 부끄럽고 낮아보이다 보니, 우리말은 눈길도 안 주면서 ‘어륀지’를 떠받들고, 그러다보니 큰나라에 붙는 것이 마치 대단한 일인 것처럼 나라를 팔아먹을 생각만 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요?

우리말[한말] 한마당, 원칙, 겨레, 사람을 생각하는 참된 보수[누리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