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흔히 숫자를 셀 때 이렇게 말합니다.
‘열, 스물, 서른, 마흔, 오십, 육십, 칠십, 팔십, 구십,…’
눈치가 빠르신 분은 눈치 채셨겠지만, 이것은 틀린 말법입니다.
‘열, 스물,…’은 우리말로 수는 세는 수이고 ‘오십, 육십,…’은 한자말로 수를 세는 수입니다.
그러니 차례를 매길 때는 ‘열, 스물, 서른, 마흔’ 다음에는 ‘쉰, 예순, 이른, 여든, 아흔’이라 해야 맞습니다.
따라서, ’89세’는 우리말로 ‘팔십아홉살’이 아니라 ‘여든아홉살’이라 해야 맞습니다.
그런데, 심지어 방송에서조차 오십을 넘어서는 한자말로 읽는 일이 많습니다.

또, 있습니다.
흔히, ‘다섯 살’을 ‘5살’이라 쓰기도 하지만 제가 보기엔 이것은 틀리게 적은 것입니다.
영어에서는 차례수를 나타내는 차례수씨가 있어 앞에 숫자를 써도 괜찮으나 우리말에서는 따로 차례수씨가 없이 바로 숫자를 바꿔 부르기에 그냥 숫자를 쓰게 되면 읽을 때 바로 차례수인지 밑수인지를 알지 못하고 글을 다 읽어봐야 알 수가 있습니다.
따라서 ‘5살’이 아니라 ‘다섯살’이라 적어야 맞을 것입니다.(한자말로 ‘5세’는 굳이 우리말로 적지 않아도 ‘오세’라 읽을 수 있을 것입니다.)
하나 더 보기를 들자면, 날짜를 셀 때 ‘하루, 이틀, 닷새’ 같이 써야지 ‘1루’, ‘2틀’, ‘5새’라고 쓸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서양귤을 ‘어륀지’라 소리내야 맞다는 둥, 영어에는 힘을 쏟으면서 정작 우리말은 왜 이리 하찮게 보고, 제대로 가르치지도 않을까요?
딴 나라가 우리나라를 깔보느니 우리 땅이나 역사, 문화를 넘본다느니 하는 말을 하기에 앞서 우리부터 우리 것을 아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 것을 앞서서 지켜야 할 이들이 온통 남 나라 떠받드는 생각에 젖어있으니… 소는 누가 키워야 할까요?

우리말[한말] 한마당, 쉬운 한말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