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우리말을 어렵다고 합니다.
하지만 형식주의-이것도 크게보면 ‘권위주의’ 한 갈래지요…-에 찌든 나랏말학자들이 온갖 법칙을 복잡하게 만들었기에 그렇다는 것은 여러 글을 통해 적었습니다.

방금 땅이름을 말하면서, 부산에 있는 ‘동래’를 딴나라 사람들이 ‘통라이’라 소리낸다는 글을 봤습니다.
로마자를 쓰는 겨레나 그렇지 않은 겨레를 통털어 ‘tongrae’를 ‘동래’라고 읽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특히 ‘래’ 소리값은 차라리 ‘re’가 가깝지 ‘rae’를 ‘래’로 읽는 이는 거진 없을 것입니다.(아마도 거진 ‘라에’로 읽지 않을까요? 그리고 여기서 rae가 한 덩어리임을 나타낼 수 있다면 ‘라에’를 빨리 소리내어 ‘래’와 비슷하게 나타낼 수는 있을 것입니다만…)

이는 아마도 ‘로마자표기법’ 때문인 것 같은데, ‘로마자표기법’이란 것이 우리끼리 하는 약속일 뿐이라는 데에 탈이 있다고 봅니다.
‘애’가 소리값으로는 ‘e’에 가까운데 우리 글 자모에 얽매이다 보니 굳이 ‘ae’라 적게 되는 것이라 봅니다.(사실 이것 자체가 탈은 아니나, 심지어 로마자를 쓰는 겨레조차도 이걸 아무도 ‘애’로 읽지는 않는다는 데에 탈이 있습니다.)
이런 것이 가장 두드러지는 홑자가 딴겨레말에는 소리값이 별로 없는 ‘으’와 ‘어’ 그리고 ‘의’같은 소리값을 적을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옛날 ‘신의’라는 일터이름이 있어 그걸 옮기는데, 저는 차라리 우리말에 가깝게 ‘sinyi’라고 했으면 좋겠는데, ‘의’를 살리다 보니 ‘eui’라 적게 됩니다.
이 ‘eui’를 보고 ‘의’라고 읽는 이가 누가 있을까요?(심지어 우리나라 사람도 그리 많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런 글자를 딴겨레사람이 본다면, 이건 마치 우리가 베트남 글자를 보고 느끼는 어쩔 줄 몰라하는 마음과 같지 않을까요?

많은 사람들이 끊임없이 쓰는 말글에서 법칙을 어느 한두 사람이 정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적어도, 편한 말글살이를 하려면 말글법칙에서 형식주의, 권위주의를 버리고 꼭 필요한 것만 법칙으로 두고 나머지는 자유로이 말글살이를 하면서 풀리도록 놔 두어야 할 것입니다.(아직도 사람들 머리속 생각조차 손아귀에 거머쥐고 싶어하는 이가 많은 것을 보면 앞으로 얼마나 지나야 이런 세상이 이루어질까 싶기도 합니다만…)
그래야 우리말이 더욱 좋아지고 빛날 것이며 그렇게 되면 우리 글자인 한글은 저절로 빛이 날 것입니다.

우리말[한말] 한마당, 쉬운 한말글 쓰기, 우리말 살려 쓰기, 우리말과 우리글을 기리는 ‘한말글날’로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