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글은, 어떤 분께서 ‘한자의 특징이 긴 글을 압축하는 효과에 있다’고 한 것을 두고 단 댓글입니다.

한자가 가진 장점 가운데 큰 것이 뜻을 짧게 압축해서 드러내준다고 합니다.
조금은 맞는 얘기입니다만, 그렇게 치면 상형문자가 더 훌륭한 글자라는 얘기가 됩니다.(이 얘기는 그렇잖아도 제가 얘기하고 싶던 좋은 보기도 있으니 곧 다시 적어 보겠습니다.)
그런데 ‘수학적 방법’이나 ‘논리적인 사람’은 그걸 하도 많이 쓰다보니 그렇지 결코 뜻이 또렷한 말이 아닙니다.(주로 ‘-의’, ‘-적’이 그렇습니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지금은 그 뜻을 헷갈리는 사람이 없는 것은 그것을 거진 그 뜻으로 항상 써 왔기 때문입니다.
보기를 들어, 젊거나 어린 사람들이 가끔씩 쓰는 ‘즐’은 그 글자만 놓고 보면 뜻을 헤아리기 어렵지만, 그 말을 쓰는 사람에게는 그 무엇보다도 짧으면서 또렷한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수학적 방법’도 ‘수학이라는 학문을 통해서 보는 방법’을 뜻하는지, ‘셈법에 따른 방법’을 뜻하는지는 그 문맥을 봐야만 또렷합니다. 흔히 ‘-적’은 영어 ‘-tic’을 옮긴 말로부터 쓰였지만, 여기서는 그렇게 옮겨보면 ‘수학스러운’이라는 얼토당토 않은 말이 되어 버립니다.
그런데 오히려 그 반대논리도 있는데, 뜻이 또렷치 않은 데서부터 여러가지로 풀 수 있거나 혹은 다른 뜻을 담아 푸는 것을 한자가 가진 장점으로 치기도 합니다.
이는 참으로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라는 거지요…^^

덧붙여서, 쓸데없이 ‘-의’, ‘-적’을 쓰는 버릇은 말투가 달라진 것에도 까닭이 있다 봅니다.
우리가 입말로 얘기를 한다고 했을 때, 위 보기 글월은 무엇을 돋게 얘기하고자 하느냐에 따라 여러가지로 쓸 수 있겠지만, 이렇게도 풀 수 있을 것입니다.
‘정치를 제대로 풀려면 한 후보를 세워야 한다’거나 ‘한 후보로 세우는 것이 정치를 잘 푸는 수[길]다’같이도 쓸 수 있겠습니다.
결국, 엉터리 말투가 들어오면서 쓸데없는 말들이 쓰였고 거꾸로는 쓸데없는 말투를 바로잡는 것이 바로 엉터리 말투를 바로잡는 길이기도 하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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