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와 서울시 행정용어순화위원회가 ‘서울시 국어 사용 조례’를 고쳐 만든다고 합니다.
참으로 장한 일이고 잘하는 일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애쓰는 것은 잘하는 일이나, 안타깝게도 뿌리부터 잘못 되었습니다.

첫째 뿌리는, 바로 우리말을 바로잡지 않고서 하는 나라말글[국어] 바로잡기는 그저 ‘한글로 쓰기’이거나 ‘한자말 쓰기’일 뿐입니다.
그리고 지금껏 그런 일을 해 온 것을 봐도 기껏해야 들온말[외래어]을 쓰지 않[지양]고 한글로 쓰는 정도 밖에는 하지 못했고 그것은 마침내 서양말 대신 한자말 쓰기 밖에는 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지금껏 한자로 적지 않으면 한자말 뜻을 알 수 없다는 논리가 되어 우리 말글살이를 괴롭혀 왔고요…
하다못해 ‘나라말글’이나 ‘우리말글’이 아니라 ‘국어’라 하는 것부터가 잘못입니다.
좀 길어지기는 하겠지만(몇 글자 길어진다고 쓰기 힘들어지거나 종이에 칸이 모자라는 것도 아닙니다. 그 어려운 한자를 쓰는 중국은 어쩌고요!) ‘서울시 나라말글 쓰기 조례안’처럼은 왜 쓰지 못합니까!

둘째 뿌리는, 우리가 언제 법이 없어 우리 삶이 어렵고 말글에 얽힌 법이 없어 우리 말글살이가 어려웠습니까?
법이 많아질수록 우리 삶이 더 어려워지고 있고 복잡해 지고 있고 그래서 따를 것이 더 많아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줄 뿐입니다.

셋째 뿌리는, 우리나라에는 ‘국어기본법’이라는, 엉터리에다가 막무가내에다가 누구도 따르지 않는 법이 이미 있는데, 이것을 바로잡지 않고서는 그 아래에 아무리 좋은 법이 있은들 별 쓸모가 없을 것입니다.
잘라 말하건대, 이번에 새로 고쳐만든 이 법도, 올바른 말글살이를 하고자 하는 뜻이 있는 지금 박원순 서울시장이 물러나고 다른 뜻을 가진 이가 그 자리에 앉는다면 아마 흐지부지 되고 말 것입니다.

이 법이 고쳐지기 앞서부터 박원순 시장은 행정낱말을 쉽게 하려고 애써 왔고(물론 그렇다고 행정낱말을 박원순 시장이 바꾸는 것은 아닙니다. 비록 엉터리이긴 했지만 앞서는 ‘잡상인’을 ‘이동상인’으로 바꾸기도 했습니다.) 실제로도 그래 왔습니다.
이것은 바로, 지자체 우두머리에게 뜻만 있다면 굳이 법이 아니어도 그 정도 말글살이를 바로잡는 일은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줌과 아울러, 그렇다면 나중에 다른 뜻을 가진 이가 지자체 우두머리가 된다면 설령 법이 있더라도 거꾸로 갈 수도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봅니다.

끝으로, 그럼에도 그렇게 애써 주시는 분들이 있다는 것은 참으로 기분이 좋고, 좋은 일입니다. 여튼 애써 주신 분들께 손뼉, 짝짝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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