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말씀드리자면, 저는 일본말을 잘 알지는 못합니다. 혹 제가 잘못 쓴 데가 있으면 바로잡아 주십시오. 다만, 밑도 없는 딴죽은 마다하겠습니다. 그런 건 일베 누리집에서…^^)
다같이 한자를 쓰는 나라라 하더라도 같은 글자인데도 그대로 옮겨오면 안 되는 말글도 있습니다.
보기를 들어 흔히 알다시피 일본말 ‘大丈夫’는 우리가 쓰는 뜻과 다릅니다.
마찬가지로 중국말글에서도 ‘汽車’는 열차가 아니라 ‘자동차’를 말하는 것이고, ‘愛人’은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라 마누라를 말합니다.
이처럼 같은 한자를 쓰면서도 뜻이 다른 것은 그대로 옮겨올 것이 아니라 그 뜻에 맞게 옮겨오는 것이 너무도 당연합니다.

그런데 왜!!!
왜 말글을 옮길 때는 일본 한자말이나 중국 한자말은 그대로 옮겨옵니까?
게다가 일본말투나 서양말투 같은 것은 왜 또 그대로 옮겨옵니까?
영어에서 ‘a cup of water’는 ‘한 잔의 물’이 아니라 ‘물 한 잔’이, 중국말 ‘下車’는 우리말로 ‘하차하다’가 아니라 ‘(차에서)내리다’가 더 우리말답게 옮긴 것이란 것은 너무나 또렷한 일입니다.
또 제가 종종 말하는 것 가운데, 일본말에서 ‘축제(祝祭;슈크사이)’-물론 그 뜻으로 ‘祭り(마츠리)’를 더 많이 쓰는 것 같고 그 두 낱말뜻 사이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는 우리말로는 ‘잔치’, 한자말로는 ‘축전(祝典)’이 더 옳은 표현이고 또 그렇게 써 왔습니다.(때마다 하는 얘기지만, 우리는 제사[祭]를 결코 왁자지껄하게 지내지 않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잘못 말하는 ‘축제’에서 제사를 지내는 뜻은 거진 없습니다. 그러니 옛날에 쓰던 한자말처럼 ‘축전’이 옳다 봅니다.)
그런데 왜???
바로 말글을 옮기는 사람들이 우리말을 제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이라 봅니다.
한자는 우리도 쓰는 바이니 한자는 그냥 그대로 갖다옮기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첫머리에서 보다시피, 같은 한자도 뜻이 다르기도 하고 이미 우리가 써오던 말(민우리말이나 한자말)이 있기도 합니다.
그런데 왜 한자라고 무턱대고 갖고 옵니까?

심지어 어떤 이름난 번역가는 ‘낯설게 하기’란 말로 엉터리 번역투에 핑계를 대기도 합니다.
다른 겨레말글을 우리말글답게 옮겨오지 못한다면 굳이 왜 좋은 번역가가 있어야 합니까? 대충 좋은 사전만 가지면 되고 요즘은 아예 누리터에서 번역기를 돌려도 왠만큼 뜻이 통하는데…

우리 겨레말글 답게 옮겨오지 못할 바에는 차라리 가만히 있는 것이 그나마 우리말글을 망가뜨리지 않는 일입니다.
다른 겨레말글을 옮겨오는 것도 이제는 얼 차리고 제대로 해야 합니다.

* 말글 옮기기 얘기를 하면 그 일을 하시는 분들이 나름 자존심도 있고 자부심을 가지신 분들이라 딴죽이 많이 들어옵니다. 밑도 없는 딴죽만 아니라면 무척 반기는 바입니다. 저도 좀 배우게요…^^

* 얼숲에 올린 글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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