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관중’이 썼다는 “삼국지연의”는 거진 누구나 인정하는 뛰어난 소설이고 등장인물들도 나름 독특한 성격을 잘 드러내고 있지만, 나는 그 가운데 ‘유비’를 자주 입에 올린다.
온갖 속성을 가진 인물을 한 마디로 말하기는 그렇지만, 그래도 굳이 한 마디로 하자면 ‘유비’는 뭔가 좀 모자라는, 그저 온순하기만 하고 똑 부러지는 데도 없는 그렇고 그런 사람으로 그려 놓았다.
그런데 왜 그가 주인공이고 그가 우두머리일까???!
그것은 바로, 그렇게 뭔가 두드러지는 데도 없고 그렇고 그런 인물이기에 온갖 여러가지 성격을 가진 사람들을 곁에 두고 아우를 수 있지 않았을까?
관우, 조자룡이 싸움을 잘 한다고 그 자리를 차지했다면?
제갈공명이 똑똑하다고 해서 그 자리를 차지했다면?
아마도 그랬다면 그냥 무협소설이나 전쟁소설이 되고 말았을 것이다.

이 나라 정치에서 큰 문제는, 관우와 조자룡이 조금만 두드러지면 유비를 시키려고 하고, 제갈공명이 조금만 두드려져도 또 유비를 시키려고 한다는 것.

다 저에게 맞는 자리가 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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