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알기로 ‘제비’는 크게 세 가지 뜻이 있습니다.
첫째는 날짐승이고, 둘째는 ‘뽑기’가 있고, 셋째로는 ‘재주’를 달리 이르는 말입니다.(찾다보다 새로 알았는데, ‘굿은 전혀 하지 못하고 잔심부름이나 하는 무당’을 이르는 말도 있다고 합니다.)
이것을 어찌 구별할까요?
날짐승 ‘제비’는 낮다가 약간 높아지는 소리값이고, ‘뽑기’를 이르는 ‘제비’는 약간 높다가 살짝 떨어지는 소리값이며, ‘재주’를 이르는 ‘제비’는 낮다가 약간 높아지는 소리값입니다.(그런데 표준말 규정에는 ‘재주’를 일컫는 ‘제비’는 오로지 ‘공중제비’로만 적어놨네요.)
또 다른 보기로, 성씨 ‘김’은 약간 높은 채로, 물이 아주 잘게 쪼개진 것은 약간 눌러서 소리내고, 바다이끼풀은 좀 더 눌러서 길게 소리내고, 어떤 일의 계기는 약간 높고 짧게, 논밭의 잡풀도 약간 눌러서 소리냅니다.
이렇듯 여러가지 소리를 오로지 길고 짧음 만으로 가려 쓰려니 말이 어려울 수 밖에 없습니다.
이렇듯 높낮이를 아예 없애버리다 보니 ‘무우’라고 하던 것을 ‘무-‘라고 뭉뚱거리게 되는 것입니다.(표준말 규정에는 ‘무우’라는 말을 안 쓰니 ‘무-‘만 표준말로 삼는다고 하지만, 그 둘을 나누기는 어려울 뿐만 아니라 사투리에는 엄연히 ‘무시’, ‘무수’, ‘무이’ 같은 말들이 남아 있으니 ‘무’를 길게 소리내는 것이 아니라 ‘무우’가 뭉뚱그려 들려서 그런 것이라 보는 것이 옳을 것입니다.)

사실 이런 가락(높낮이)은 왠만한 겨레말에는 다 있는 것인데, 다만 그것이 뜻을 가르는 잣대가 안 될 정도이거나 잣대가 많이 흐릿해져서 가지런히 하기 어려운 일이 많을 것입니다.(우리말에서 보자면 두 번째 경우로, 서울 쪽 말에는 이런 가락이 규칙성-?-을 거의 잃었다고 보겠지만 다른 지방 말에는 아직도 많이 남아 있습니다. 허긴 심지어 아직은 엄연히 남아있는 가벼운 비읍 소리나 아래 아 소리값도 없다고 하니… ㅡ.ㅡ)

우리 말글을 살리려면 이렇게 우리말 특징을 없애는 억지 규정을 없애고 말이 살아 숨쉬도록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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