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닫히다’를 어떻게 소리내시는지요?
‘다치다’로 소리낸다고요? 참말로 그렇습니까?(물론 다르게 소리내는 분도 있습니다만…)

우리는 흔히 닿소리[자음] 받침이 홀소리[모음]와 만나면 소리가 이어져서[연음] 난다고 배웁니다.
이는 ‘반쯤’은 맞습니다.
그렇다면 ‘닫히다’와 ‘다치다’는 완전히 똑같은 소리가 납니까?

흔히 서양 7음계에서 ‘미-파’와 ‘시-도’ 사이는 반음이라고 배웁니다.
저처럼 소리에 무딘 사람은 ‘파’ 소리를 들려줘도 그것이 ‘파’인지 혹은 ‘미’인지 ‘솔’인지 잘 모릅니다. 그것은 소리에 무디거나 익숙치 않은 사람에게는 대부분 그렇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파’ 소리를 적당히 ‘미’나 ‘솔’로 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파’ 소리가 ‘파’ 높이인지는 정확히 몰라도 ‘파’ 소리를 ‘미’나 ‘솔’과 같이 들려주면 서로 다르다는 것은 누구나 압니다.)

마찬가지로 ‘닫히다’는 ‘다치다’와 비슷한 소리가 나기는 하지만 완전히 똑같은 소리는 아닙니다.(그런데 그렇게 가르칩니다! ㅜ.ㅜ)
다른 보기로, 우리말을 쓰는 우리나라 사람 가운데서도 요즘은 ‘ㅐ’와 ‘ㅔ’ 소리를 정확히 구분하여 쓸 줄 모르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렇다고 ‘ㅐ’와 ‘ㅔ’가 같은 소리라고 할 수 있습니까?
‘닫히다’는 비록 ‘다치다’와 비슷하게 소리내기는 하지만 받침소리가 앞 ‘다’에 조금 더 붙어서 나는 소리이고, ‘다치다’는 처음 ‘다’가 두번째 ‘치’와 완전히 동떨어져서 소리가 납니다.

또 좀 다른 보기로 중국 한족말에서 표(票)는 우리가 쓰는 한자말과 비슷하게 ‘표’ 소리가 나지만 가르칠 때는(그리고 정확히 따지자면!) ‘피아오'[piao]라고 가르칩니다.(‘표’와 비슷하게 소리난다고 ‘pio’로 가르치지 않습니다. 결코!)

실제 삶에서는 조금 편하게 조금 뭉뚱그려 표현하며 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가르칠 때는, 그리고 원칙을 밝힐 때는 올바르게 해야 합니다. 대충 편하게, 대충 비슷하게 쉽게 쉽게 쓰자면 굳이 어렵게 따지고 밝히고 학문을 할 까닭이 없습니다.
이 나라에서 원칙을 바로세워야 할 일은 우리 말글에서도 숱하게 많습니다.
말글이 살아야 학문이 사는 법인데, 이 나라 말글은 언제 바루게 될까요…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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