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에는 ‘우리 말글의 올바른 원칙 – ‘연음법칙’을 두고‘라는 글에서 연음법칙에 따라 내는(내도록 규정하고 있는!) 소리가 올바른지 살펴 보았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우리 말글의 올바른 원칙 – 말을 나타내는 요소’라는 주제로 우리말에서 흔히 (말소리의)’길고 짧음’과 다른 요소들을 살펴 보고자 합니다.
지난 번 (이른바)’연음법칙’에 따라 내도록 규정하고 있는 소리 문제와 마찬가지로, 이 문제 역시 어디서도 들어본 바가 없는 것이라 다른 분들의 의견을 들어보고자 합니다.(특히 경상도 분들…^^)

우리말을 나타내는 요소로 우리는 흔히 말의 길고 짧음을 말합니다.
가장 흔히 듣는 보기로, 짐승을 가르키는 ‘말'(馬;horse)과 뜻을 전하는 소리를 가리키는 ‘말'(言;word) 같은 것이 있습니다.
자, 그럼 여기서 잠깐 경상도 분들에게 여쭤 보고 싶습니다.
‘짐승’을 뜻하는 ‘말’은 짧게 소리내고 입에서 내는 소리인 ‘말’은 길게 소리낸다는 것에 완전히 동의하십니까?
아니면, ‘짐승’을 뜻하는 ‘말’은 약간 높은 채 쭉 이어지는 소리이고, 입에서 내는 소리인 ‘말’은 쭉 낮췄다가 약간 높이면서 끝나는 소리입니까?

우리가 어떻게 배웠는지, 혹은 지금 표준말 ‘규정’이 어찌되어 있는지에 얽매이지 말고, 과연 두 낱말을 가르는 요소가 참말로 ‘길고 짧음’일까요?(앞서 ‘연음법칙’ 꼭지에서 보기로 든 ‘닫히다’는 사전에 올라있는 ‘다치다’와 다르게 적잖은 서울 분들이 ‘닷치다’와 비슷한 소리가 난다고 알려 주셨습니다. 물론 경상도에서는 이것도 말가락, 억양-중국 한자말로는 ‘성조’-으로 구분합니다. 말소리는 아예 다른 체로…)

성급하게 저 혼자 만의 주장을 내놓고 싶지는 않지만, 제 이론은 이렇습니다.
말가락에서 높낮이가 같은 말은 짧게 들리는 착각이 들고 말가락 안에서 높낮이가 바뀌는 말은 그 변화 때문에 길게 들리는 착각이 드는데, 그렇다 보니 말가락 차이를 길고 짧음으로 잘못 해석하게 된 것이라 봅니다.
높낮이의 변화와 길고 짧음은 겉으로는 얼핏 비슷해 보이나 그 뿌리가 전혀 다른 것이기에 분명히 구분해서 밝히고 연구할 필요가 있습니다.(물 손에 산다고 해서 모두 ‘물고기 무리'[어류]가 아니고, 하늘을 난다고 해서 모두 ‘새 무리'[조류]인 것도 아닙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반쯤 장난삼아 종종 드는 보기를 들어 보겠습니다.
‘배를 타고 배를 먹으며 배를 두드리니 배로 즐겁다.’
이 글월을 표준말 규정대로 읽으면 맨 마지막 ‘배'(倍) 밖에는 구분이 되지 않습니다. 물론 경상도 말에서는 가락으로 모두 구분이 됩니다.
이 글월을 서울 사람들은 다만 말 길이로만 구분지어 소리내는지 무척 궁금합니다.(지금부터 서울사람들 볼 때마다 붙잡고 물어봐야겠습니다. ^^)

얼숲 모둠 ‘한글빛내기모임’에 올린 글 보기

– 얼숲 제 담벼락에 올린 글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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