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슬과 짬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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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옛날에 쓰던 ‘우슬’이란 낱말이 떠올랐습니다.
‘우슬’은 ‘그늘’하고 비슷하지만, 그늘이 그림자나 그림자 진 데라는 뜻인데 견줘 ‘우슬’은 그림자 진 짬치-어떤 곳 근처나 언저리. ‘발치’할 때 그 ‘-치’하고 같은 뿌리인 듯.-를 이르는 말로, 테두리가 좀 또렷하지 않은 뜻이 더 돋다 하겠습니다.
그래서 쓰임으로 보자면, 집채나 이런 데에 그림자 진 데는 ‘그늘’이라 하고, 나무 같이 테두리가 또렷하지 않은 그림자나 해가 바뀜에 따라 그늘이 지기도 하고 해가 닿기도 하는 데는 ‘우슬’이라 했습니다.

이 말을 꼭 알아야 하냐고요?
몰라도 됩니다. ‘우리말‘ 모른다고 경찰 출동 안하고 쇠고랑 안 찹니다.
그냥 한자말이나 영어만 잘 씨부렁거리면 높게 봐 주고 잘하면 출세도 합니다.^^;
다만, 나도 한겨레입네 하는 말은 하지 맙시다. 국적이 대한민국이라고 한겨레인 것은 아니니까…

우리말[한말] 한마당, 우리말 살려 쓰기

* 덧붙임.
리감규 님께서 보기를 들어 말해 달라 하셔서 이렇게 덧붙였습니다. – 그 글 보기

‘우슬’은 ‘그늘’과 견줘 글에도 썼고요…
한가지 덧붙이자면, 집채 같은 데 가린 데라도 가려진 곳을 말할 때는 ‘그늘’, ‘가려진 짬치-해가 바뀜에 따라 가려졌다가 해가 비치기도 하는 곳-를 얘기할 때는 ‘우슬’을 더 가깝게 썼다 봅니다.
‘그 밭은 우슬이 심하다’, ‘우슬진 데는 남새가 잘 되지 않는다’ 이런 투로… 그에 견줘 해가 안 드는 곳을 말할 때는 ‘우슬진 데에 앉아라’라고 하기 보다는 ‘그늘에 앉아라’고 합니다.
‘짬치’는 때 말고 곳을 나타내는 ‘쯤’과 비슷한데 ‘그 곳 언저리’란 뜻이 돋다고 봅니다.
‘저 짬치 갖다놔라’, ‘그 짬치 놔 둬라’ – ‘쯤’하고 비슷하지만, ‘쯤’보다는 조금 더 테두리가 또렷하지 않은 느낌이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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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투리’를 깔보고 죽이는 ‘표준말’ 잣대 – 어느 우스개 방송거리를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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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고을말’이라 고쳐쓰고 있는 ‘사투리‘는 우스개방송거리[프로그램]에서 단골 얘기거리지요.
요즘은 어느 방송거리 ‘서울메이트’-여기도 들온말로 장난질을 일삼는군요…^^;;-라는 꼭지에서 서울말(표준말?-솔직히 ‘서울말’은 짬뽕말일 뿐, 똑 부러지게 서울말이란 것이 어딨다고 ‘서울말’을 ‘표준말’이라 하는 걸까…ㅡ.ㅡ)과 사투리(‘어느 한 고을[지역]에서만 쓰는 말’을 사투리라 합니다. 결국 ‘서울말’도 사투리일 뿐이지요… 그런데, ‘서울말’을 ‘표준말’로 높이면서 ‘사투리’가 표준이 아닌, 써서는 안 되는 말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래서 저는 ‘사투리’ 대신 ‘지역말’이라 하고 있습니다.)를 우스개 삼고 있는데요…
제 어머니는 이 꼭지를 마뜩찮아 하십니다. 사투리 쓰는 사람을 깔보는 거라시며…

그런데 옛날과 다른 것이라면, 옛날에는 사투리만 가지고 우스개 삼았던 데 견줘 이 꼭지는 시골말와 서울말을 함께 우스개 삼고 있는 것이 다르지요.(이에는 그 꼭지에 나오는 어느 우스개꾼 구실이 크다 할 것입니다.^^)
이 꼭지도 앞서 우스개들과 마찬가지로 사투리를 우스개 삼고 있긴 하지만, 잘 보면 우리가 ‘표준말’이라는 서울말도 함께 비꼬고 있지요.
서울말은 끝에만 올리면 된다던지, ‘믿어 의심치 아니한 것을 배제하지 아니하지 아니할 수 없다’던지 하는…

어쨋든 그렇게 사투리는 쓰지 말아야 하는 말이고 흐리터분한 잣대로 만들어놓은 ‘서울말’은 온갖 베베 꼬인 말투와 들온말로 얼룩지고 있지요…
그리고 지금껏 사투리가 푸대접 받으면서 가장 크게 흠집 난 고을말이 아마도 전라 고을말이 아닐까 싶습니다.(요즘이야 많이 나아졌지만, 옛날 양아치는 거의 전라 고을말을 썼지요. 그에 견줘 좀 덜 나쁜 양아치는 경상 고을말을 쓰기도 했고요… 물론 모두가 그런 건 아니지만…)
그리고 많이들 꼬집는 거지만, 다같은 고을에서 났어도 주인공[?]은 꼭 서울말을 쓰기도 했고요…^^

아마도 모르긴 몰라도, 우리말글이 그렇게 짓밟혔던 조선 때나, 일제 강점기보다, 광복 뒤에 한자를 떠받드는 이들이 꿰차고 있는 국립국어원이 우리말을 죽인 정도가 가장 심하지 않을까 싶습니다.(우리나라 말글을 죽이려던 일본은 큰나라말 떠받들고 우리말 죽이는 국립국어원에 훈장이라도 주어야 합니다.ㅡ.ㅡ) – ‘국립국어원’하고 얽힌 제 글들
사투리도 죽고, 우리말도 죽고 나면 그 자리에는 온갖 딴나라말이 차지하겠지요…
뒷날 우리가 무엇으로 우리가 한 겨레였다고 할 것이고 무엇으로 겨레 얼을 얘기할지요…
우리말[한말] 사랑방, 우리말 살려 쓰기, 사투리 되살려 쓰기, 쉬운 우리말 쓰기, 한글학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