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인가, ‘광복’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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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8.15입니다. 아시다시피 이 날은 우리가 일제로부터 벗어난 것을 기리는 날이지요.
그런데 이 일을 일컬어 ‘8.15 독립’이란 말을 씁니다.
‘독립’은 어떤 것에 속해 있다가 따로 떨어져 홀로 선 것을 말합니다.(우리는 일본에 속해 있다가 따로 떨어져 나온 것이 아닙니다.)
그에 비해 ‘광복’이나 ‘해방’은 ‘다시 빛을 찾았’거나 ‘어떤 것에 묶여 있다가 풀려난 것’을 말합니다.
어떻습니까? ‘독립’이 올바른가요, ‘광복’이나 ‘해방’이 올바른가요?

덧글. 이런 얘길 하면 가끔 괜한 딴지 걸기 좋아하는 분은 ‘말이 뭐 그리 중요하냐? 어차피 우리가 일제로부터 벗어난 걸 얘기하는 건 같으니 쓰던 대로 쓰자’고 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러면 저는 이렇게 말해주고 싶습니다.
“그 말대로라면 ‘대일본제국’이던 ‘조선’이던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니 그냥 일제 아래 짓밟혀 살아야 했었나?”고…

* 함께 보기 : 기미광복선언일을 맞아 떠오르는 생각 1 – ‘독립’과 ‘광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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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미광복선언일을 맞아 떠 오르는 생각 4 – 말도 ‘독립’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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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피끓는 3월 1일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온 나라는 ‘3.1 만세운동’을 되새기는 물결로 들끓을 것입니다.
그 중에는 ‘상해임시정부’를 잇는 법통을 마다하는, 이른바 ‘보수주의’도 있습니다.(흔히 그렇게 부를 뿐, 알고 보면 결코 ‘보수주의’하고는 거리가 멉니다만…)
좋습니다. ‘광복’을 기리겠다는데 이것저것 따질 것 없이 ‘광복’에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은 모두 일어서야지요…

그런데 왜 ‘광복’(독립)을 외칩니까?
그것은 상대가 ‘일본’이어서가 아닙니다. ‘일본이 미워서’가 아닙니다.
남 밑에서 종으로 살아서는 제대로 살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누구 밑이던지 간에 말입니다.
그것이 누구건 간에 제 종을 제대로 대우해 줄 리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남 종 노릇으로는 주인된 삶을 살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마침내 제 얼을 잃으면 영원히 제 본 모습을 잃고 말 것이기 때문입니다.

말도 마찬가지입니다.
흔히 그 민족이 쓰는 말은 그 민족이 가진 얼을 나타낸다고 합니다.
우리 민족은 우리 얼을 지키고 있습니까?
지금 우리가 쓰는 말은 우리 얼을 제대로 담고 있습니까?

앞선 글에서 ‘기미독립(광복)선언서’를 보기로 들었습니다만, 요즘은 어떻습니까?
우선 당장 여러분 앞에 놓인 글이 적힌 것을 아무거나 들어서 한번 보십시오.
그 글에서 한자로 바꿀 수 있는 말은 한자로 바꾸고 영어로 바꿀 수 있는 말은 영어로 바꾸고, 어디서 왔는지 모를 말만 남겨 보십시오.
그 속에는 우리말이 얼마나 남아있을까요…

나라는 독립을 했다 치더라도 얼이 독립을 못 했다면 그 독립이 무슨 뜻이 있겠습니까?

지금 우리말이 처한 처지가 마치 옛날 바빌로니아 사람들이 바벨탑을 세우려다 당한 꼴과 비슷해져 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말’이란 것은, 같은 문화 공동체인 민족끼리 서로 뜻이 통하자고 같은 말을 쓰는 것입니다.
그런데 한자말을 쓰시는 분은 그런 분들 대로, 영어를 쓰시는 분은 그런 분들 대로, 제각각 말을 쓰면 우리말을 가지고 있는 것이 무슨 뜻이 있습니까?

저는 여러분이 쓰는 모든 말을 당장 우리말로 바꾸라고 하지 않습니다.

말글살이는 편해야 합니다.
우리말로 바꿀 수 있는 말부터 바꿔 보십시오.

우리말만 가지고는 말글살이가 안 된다고 투정하기 전에 우리말을 살려 써 보십시오.
소리내기도 좋고 알아듣기도 쉬운 우리말들이 너무나 많지만, 쓰지 않으니 사람들 기억 속에서 점점 사라져 가고 있습니다.

우리말, 우리글 사랑은 한글날에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한글날이 국경일이 아닌 것만 분해 하지 말고 우리말을 살려 써 보십시오.
심지어 한글이 위대하다고 하시는 분 중에도 ‘한글은 위대하지만 우리 말만으로는 말글살이가 안 된다’고 하시는 분이 있습니다.
심지어 국어(‘나랏말’이라는 우리말이 버젓이 있습니다.)학자도 있고 아주 가끔 한글운동을 한다는 분 중에도 있습니다.(한글은 위대한데 우리말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겠지요. 그래서 들온말을 한글로 적고는 우리말이라고 우깁니다.)

말은 알맹이요, 글은 그것을 감싸는 그릇입니다.
그릇이 좋지 않으면 그 속거리(내용물)를 제대로 담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내용물이 시원찮다면 그릇은 그저 장식품일 뿐입니다.
우리 글자, 한글만 자랑스러운 것이 아니라 우리말도 너무나 훌륭하고 자랑스러운 것입니다.

우리말을 두고도 들온말을 쓰는 것은 마치, 제 부모에게는 막 대하면서 다른 어른들은 공경하겠다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에게는 숨쉬는 공기와 같은 우리말, 1년 365일이 한글날, 우리말을 기리는 날입니다.
‘3.1 독립선언일’을 맞아 ‘독립만세’만 외치지 말고 우리말도 ‘독립’을 외쳐야 할 때입니다.

자, 그럼 다시 우리말 살려쓰기를 해 볼까요?

‘말’도 독립, 민주 해야 하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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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로 가진-지식, 권리 같은- 자들은 뜻이 쉽게 통하면 자신들 위치를 잃을까 두려워 합니다.
말이 쉬워지면 누구나 제 생각을 펴고 나눌 것이라 (밑에 두고)다스리기 어려워지고, 글이 쉬워지면 앎[지식]이 널리 퍼지고 그로써 이미 가진 권리[기득권]가 힘을 잃을 것이요, 또 널리 도움[혜택]을 받을 것이라 가진 자가 거느리던 세력이 약해질 것이며 글 뜻을 풀어주는 것으로 권력을 삼는 자신들이 가진 지식이 필요없게 되어 버려질까 두려워 합니다.
권력 가진 이들이 정보를 나누고 퍼지는 것을 두려워 하는 것과 갈은 도리[이치]라고 봅니다.

결국은 그런-말과 글을 가지고 남 위에 서려는- 자들과 그런 얼개[시스템]를 허무는 것이 함께 가야겠지만, 사회 얼개에 손을 댈 힘이 없는 뭇사람들로서는 ‘말’과 ‘글’을 그들로부터 빼앗아와야 하는 것입니다.프로메테우스가 불을 훔쳐 사람들에게 주었듯 어려운 글과 말을 빼앗아 쉬운 글과 말로 바꾸면 굳이 그들은 필요없어 질 것이고 설 자리가 없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우리 스스로를 되돌아 보면, 말과 글로써 가진 자들이 젠체하는 흉내를 따라하고 있습니다.
괜히 많이 배운 척, 고상한 척, 잘난 척 어려운 말과 글을 쓰고 있습니다.
무지랭이도 알아들을 수 있는 말은 왠지 품위가 떨어지는 듯하여 괜히 어려운 말과 우리말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들온말, 한자말을 마구 씁니다.
그리고 말투 또한 잔뜩 젠체하여 어려운 표현이나 우리말법이 아닌 들온말투를 쓰기도 합니다.
그러고 보면, 영어 발음을 ‘어륀지’로 한다거나 역사 시험을 영어로 본다는 말을 꾸짖으면서도 알게모르게 우리도 그 짓에 장단을 맞추고 있는지도 모르는 것입니다.

앞서 얘기했지만, 가진 것이 없는 뭇사람들로써는 가진 자들이 이것저것 다 차지하는 사회 얼개를 허물 힘이 없습니다.
하지만 말과 글을 쉽게, 편하게 하여 말과 글이 가진 힘을 뺏아온다면 가진 자들이 가지고 있는 것 중에서 많은 것들이 저절로 굴러들어올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올바른 말글살이’가 우리나라 광복(‘독립’과 ‘광복’이란 말을 두고 쓴 글, ‘독립’과 ‘광복’을 봐 주시압)과 민주화를 더욱 굳게 하는 실마리가 된다고 보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기미광복선언일을 맞아 떠 오르는 생각 2 – 3.1절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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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절’, 제대로 된 이름이 뭔지 아시는지요?

여러 모로 찾아봤으나 정부에서도 그냥 ‘3.1절’이라고 하는 모양입니다.

8월 15일은 ‘광복절’, 10월 3일은 ‘개천절’, 그리고 우리가 흔히 쉽고 짧게 부르는 ‘6.25’도 ‘6.25 전쟁’, ‘6.25 사변’, ‘한국전쟁’ 같이 부르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민족이 스스로 일제에 맞서 일어난 그 날을 기리는 정식 이름이 ‘3.1절’이라니요…

아시겠지만, 광복(독립)을 선언한 날은 또 있습니다.https://i1.wp.com/www.sanbut.com/dosgan/p0011.gif

1919년 2월 외국에 있던 광복(독립)운동가들이 광복(독립)선언서를 발표했는데 같은 해지만 음력으로 무오년이라 ‘무오독립(광복)선언’이라 합니다. 그리고 곧 그 뒤를 이어 일본에서 2.8독립(광복)선언이 이어집니다.

어쨋든 일제 감시가 심하던 국내에서, 그것도 별달리 꾸려진 조직없이 전국에 걸쳐 만세운동이 일어난 이런 뜻깊은 날을 부르는 정식 이름이 그냥 ‘3.1절’이라는 것은 너무 볼품없다 생각이 들지 않으시는지요?

덧글 1. 역사란 것이 어떤 눈으로 보느냐에 따라 해석이 여러가지입니다. 기미광복(독립)선언도 마찬가지고요…

그래서 ‘기미광복(독립)선언일’ 또는 하다못해 ‘3.1만세날’ 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그런데 만세운동은 단 하루만 한 것이 아니라 그 뒤로도 쭉 이어졌으므로 ‘3.1만세날’은 좀 맞지 않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만세운동봉기일’ 정도면 모를까…)

덧글 2. 국경일에 ‘-절(節)’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을 두고는 ‘누가 국경일에 절을 붙였는가?‘를 봐 주십시오.

덧글 3. ‘독립’과 ‘광복’을 두고서는 ‘‘독립’과 ‘광복’‘을 봐 주십시오.

뜻 깊은 날에 걸맞으면서도 어느 모로 보나 탈이 없을 이름으로 어떤 것이 있을까요?

덧글 4. 어떤 분께서 ‘평화독립선언일’(또는 ‘3.1평화독립선언일’)이란 이름을 주셨습니다. ‘무력’으로 맞서지 않고 ‘평화’스럽게 일어섰으니 ‘평화독립선언일’도 썩 괜찮은 이름이라고 봅니다.

덧글 5. 비슷한 글이 있어 고리 걸어 드립니다. ‘다시 읽어보는 독립선언문

덧글 6. 몇몇 분들께서 주신 의견을 들어, [설문]’3.1절’에 걸맞는 제대로 된 이름으로 무엇이 좋을까요?를 마련했습니다. 잠시 짬을 내셔서 의견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 고맙게도, 서울신문 송수연 기자께서 제 글을 바탕삼아 글을 써 주셨습니다. – “3·1절 이름 제대로 짓자” 급속 확산
(‘미디어다음’에 올려진 그에 달린 댓글들)
여러 사람들이 널리 마음을 써서, 뜻깊은 국경일에 버젓한 이름이 생기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아울러, 이 생각을 가지런히 하는 데에 김재훈 님과 몇몇 분 말씀이 큰 도움이 되었음에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 벼리낱말 : 3·1절 이름을 제대로 지어주자 깨몽

기미광복선언일을 맞아 떠오르는 생각 1 – ‘독립’과 ‘광복’ 그리고 ‘독립문’

댓글 한 개

‘독립’이란 말이 쓰이기 시작한 것은 미국인 필립 제이슨(서재필)이 독립신문을 만들고 독립협회를 만들어 자신이 고문으로, 이완용을 초대의장으로 앉히던 때 즈음이라 한다.

그 뒤 ‘독립협회’는, 청나라 사신을 맞이하던 ‘영은문’을 헐고 ‘독립문’을 세웠다.
(독립문 현판 글씨는 이완용이 썼다고 하며, 현판 바로 아래에는 대한제국 황실의 문양인 오얏꽃무늬가 장식되어 있다. 친일매국노 이완용 글씨가 황실을 누르고 있는 꼴이 되는 건가…)

<사진 – ‘독립문’. 그 앞에 헐어낸 ‘영은문’ 밑돌이 서 있다.>
그런데 이 ‘독립’은 겉으로는 ‘지나(支那)에 얽매어 있던 데서 벗어나자’는 주장이지만 실제로는 ‘조선은 청국에서 독립하여 일본에 붙자’는 것이었다.
(그런데 더 재밌는 것은, 그로부터 100년이 지는 즈음에 스스로 ‘보수주의자’라는 신혜식 씨가 ‘인터넷 독립신문’이란 매체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참… 독립, 거 참… / ‘독립’, 참 야리꾸리한데, 정말 야리꾸리한데, 뭐라 설명할 방법이 없네~^^)

어쨋든, 그래서 어떤 분들은 ‘빌붙어 있다가 떨어져 나오는 것’을 ‘독립’이라 하고 우리는 어떤 나라에 속해 있다가 떨어져 나온 것이 아니라 국권을 빼앗겼다가 되찾은 것이므로 ‘광복’이라 해야 한다고 합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 덧붙임. 그리고 독립문은 결코 우리나라 독립의 상징이 될 수 없습니다. 요즘도 이런저런 모둠[단체]에서 광복절 행사를 독립문공원에서 하는 것을 보는데, 따져보면 굉장히 쪽 팔리는 일입니다.

* 독립문 위 걸판에 씌어있는 글씨와 ‘독립’의 뜻을 두고는 ‘“‘독립문’ 현판 쓴 사람은 이완용”, 사실일까?‘도 보아주시압.

* 열쇠낱말 : 독립, 광복, 독립문, 독립협회, 독립신문, 친일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