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돼지열병’ 때문에 집돼지를 죽여없애는 일을 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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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일에는 ‘때’라는 것과 ‘돌아가는 형편’이란 것이 있다.

한 때, 농사를 지으면서 모를 심고 나서 얼마 되지 않아 벼에 벌레가 들기 시작했다.
벌레 알이 생기기 시작한 넓이는 하루하루 눈에 띄게 넓어 졌고, 그 속도면 일주일 정도면 논 끝까지 다다를 것 같았고 그 애벌레가 다시 퍼지면 놀 농사는 그르겠다 싶었다.
하지만 농약을 안 치던 때여서 벌레약을 치기는 싫었고 게다가 이틀 뒤는 약속이 있어서 좀 오래 집을 비워야 할 상황이었다.
결국, 늘 기대던 ‘자연치유력’을 믿어 보기로 하고(혹은 올 한해 농사는 포기하기로 하고?) 일주일 넘게 집을 비웠다.
그리고 돌아와서 보니 벌레가 든 넓이는 거의 그대로였고 더 이상 벌레 피해도 눈에 띄게 있지는 않았다.(좀 덮붙이면, 농약과 비료를 안 하는 유기농을 하기로 한 뒤 한 두 해는 우연인지 참말로 그 영향인지 나락이 나는 량도 꽤 줄고 병충해도 좀 있더니 그 뒤로는 관행농을 하는 집이나 별 차이가 없더라.)

신기하게도 자연은 그렇다.
늘 뭔가 그리 될 ‘때’라는 게 있었고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는 ‘돌아가는 형편’이란 게 있었다.
또 다른 보기로는, 우리 마을에도 ‘황소개구리’라는 것이 엄청나게 퍼진 적이 있었는데, 심지어는 봄이면 동네에 있는 (농사용)못 가장자리가 꺼멓게 될 정도록 황소개구리 올챙이들이 몰려 있고는 했다. 동네 들이 그리 크지도 않았으니 그 올챙이들이 다 커서 들로 나가면 들판에는 온통 황소개구리로 덮힐 것 같았다.
하지만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봄, 여름이면 그렇게 시끄럽게 울어대던 황소개구리는 어느 때부터는 점점 줄어들어서 봄에 연못에서 올챙이만 잔뜩 보게 되고는 더 이상 골치거리가 될 정도로 늘어나지는 않았다.

또 있다.
우리나라 남부 지방으로는 이른바 ‘소나무 에이즈’라 부르는 ‘소나무재선충’병이 널리 퍼진 적이 있는데, 특히 우리 지자체는 보이는 족족 나무를 베어 모아서 약품 처리를 하곤 했다.
하지만 새로 생기는 병든 나무는 별로 방제를 안 하는 지자체 쪽과 거의 비슷하게 퍼졌고 그렇게 퍼지다가는 곧 소나무는 다 없어지겠다 싶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 병은 좀 잠잠해 졌는데, 그게 방제를 열심히 하는 우리 지자체 쪽 뿐만 아니라 다른 곳들도 거의 비슷하게 잠잠하다.

지금 ‘아프리카돼지열병’이란 것이 퍼져서 병이 생긴 그 고장 돼지는 싸그리 죽이고 있다.
이미 병든 돼지를 어떻게든 손 쓰는 건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앞서 내가 겪었던 일들로 보건대, 그게 과연 도움이 될까?
병이 생긴 고장 돼지는 몽땅 죽이기로 했다니 어디 견줄 데가 없기는 하겠으나, 실험으로나마 돼지를 키우는 환경이나 좀 좋게 해 주고는 그냥 방치해 보면 어떨까도 싶다.
심지어 그런 우스개도 있다. “감기는 약 먹으면 일주일, 안 먹으면 7일’…
지금 병이 마구 퍼지는 것은 그럴 ‘때’가 되었기 때문이고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는 ‘돌아가는 형편’이있기 때문은 아닐까?
지나고 보면 오히려 돼지를 키우는 환경을 좋게 해 주는 것이나 그렇게 마구잡이로 죽여 없애는 것이나 별 차이가 없는 것은 아닐까?

사람 때문에 죽어가는 모든 뭇목숨들에게 명복을… …()…

#내가농사좀지어봐서아는데 #내가해봐서아는데 #이명박화법

사람은 진화의 결과일까요, 퇴화의 결과일까요?

댓글 3개

방이나 집이 지저분하면 ‘돼지 우리’ 같다고 합니다.
지금껏은 그렇다니 그런가 보다 했습니다.
실제로 어릴 때 보았던 돼지 우리들은 참으로 지저분했습니다.
돼지들이 눕는 곳 바로 곁에 똥이 있고 그러다 보니 돼지들 엉덩이에는 늘 똥이 묻어있곤 했습니다.
소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런데 소들은 돼지들하고 조금 다른 것도 있었습니다.
돼지는 늘 우리에만 있으니 모르는데, 옛날에 소들은 가끔 한데[바깥에] 내어 매 놓기도 하는데 그럴 때면 늘 똥을 누고 오줌 싸는 방향이 정해져 있습니다.
그리고 깔아둔 짚이 똥 범벅이 되면 잘 눕지 않고 줄곧 서 있지만, 새로 짚을 깔아주면 편히 누워 쉬곤 했습니다.

그런데 그것을 꽤 커서야 눈치를 챘습니다.
그리고 나서 생각해 보니 돼지도 비슷했습니다.
돼지도 똥오줌을 누는 방향이 있었는데 돼지 우리는 대개 좁다 보니 그것이 잘 구분되지 않았을 뿐이었습니다.
그리고 돼지는 으레히 더러운 짐승이려니 하며 사람들이 마음 써 주지 않은 탓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것을 또렷히 보여주는 짐승으로는, 그 때만 해도 제법 자유롭게 살았던 개와 고양이가 있습니다.
고양이는 결코 아무 데나 똥을 누지 않습니다.
그리고 똥을 누고는 반드시 흙을 덮습니다.
개도 제 집 근처에서는 결코 똥을 싸지 않습니다.(묶여있지 않을 때 그렇다는 얘깁니다.)
특히 풀려있던 개를 며칠 묶어놓으면 똥을 참아 가면서 까지 되도록 누지 않으려 애를 씁니다.

사람도 그런가요?
사람도 뒷간이 따로 있으니 그런 건가요?
그런데 제 사는 곳을 더럽히는 쓰레기는 왜 아무 데나 버릴까요?
제가 숨 쉬는 공기를 더럽힐 쓰레기는 왜 아무 데서나 태울까요?

그런 점에서, 제가 보기에는 사람이 다른 짐승보다는 훨씬 똑똑하지 못 한 것 같습니다.
게다가 지능을 가졌네, 만물의 영장이네 하면서도, 그 피해가 저에게 돌아올 짓을 아무렇지도 않게 합니다.
사람은 진화의 결과일까요? 아니면 퇴화의 결과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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