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하이만’? 얼빠진 사대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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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보하이만 원유유출 오염 범위 급증”
오늘 어느 언론 매체에 나온 글 제목입니다.
‘보하이만’이 어딜까요? 바로 ‘渤海灣’입니다. 산동반도하고 요동반도 사이에 있는 바다를 말합니다.(저 글에 따르면 ‘산동반도’와 ‘요동반도’도 다르게 불러야 하겠네요…)
‘渤’을 우리는 ‘발’이라 읽고 ‘海’는 ‘해’라고 읽습니다.
그런데 이 글자들을 모아놓고는 ‘보하이만’이라 읽고 있습니다.
여기서 이런 궁금증들이 생깁니다.

1. 왜, 우리에게 따로 읽는 법이 있는데 모아놓고는 다르게 읽나요?
2. 그럼 왜 ‘灣’은 중국 식으로 읽지 않습니까?
3. 그럼 ‘미국’도 ‘미국’이라 쓰고 ‘유나이티드 스테이츠 오브 어메리카’라고는 읽지 않나요?(그리고 미국은 한자를 쓰지도 않는 나라인데 가끔 ‘美國’이라 쓰는 까닭은 무엇일까요?)
4. 그럼 ‘황해(黃海)’는 ‘황해’라고 읽어야 하나요, 중국 식으로 ‘황하이’라고 읽어야 하나요?
5. 그 나라가 읽는 소리를 받들어 그렇다고 한다면 외국에 있는 많은 지명들을 왜 영어식으로 읽나요?(우리가 아는 ‘스위스’를 스스로는 ‘헬베티카’라 하고 ‘터키’는 ‘튀르키예’라고 한다 합니다. 그런데 또 영어식 소리 ‘롬’을 우리는 이탈리아 소리대로 ‘로마’(Roma)로 소리냅니다.^^)

저도 한 때는 그 말을 쓰는 사람들 스스로 소리내는 대로 적어주는 것이 좋다 생각했습니다.(지금도 여전히 그런 생각은 남아 있습니다. 이 얘기는 뒤에 다시 적겠습니다.)
하지만 모두를 보고 따져봐야 합니다.
우리는 우리 식대로 한자를 읽는 법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떤 때는 또 다르게 읽는다면 이건 너무 불편한 일일 뿐만 아니라 내 것 놔두고 큰나라 규칙도 따르겠다는 얼빠진 사대주의일 뿐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우리 식대로 규칙이 있다면 다른 나라 규칙은 잠시 잊어버려야 하며, 만약 그렇지 않다면 우리가 쓰는 한자와 한자를 읽는 법을 버리고 그들 규칙을 따르면 될 것입니다.
여기서 틀림없이 ‘하루 아침에 한자와 한자말을 쓰지 말자는 말이냐’는 어거지를 내놓는 분이 계실 것입니다. 저는 하루 아침에 한자를 완전히 버리고 쓰지 말자고 주장한 적이 없습니다. 규칙을 그리 해야 한다는 것이고 그것이 규제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규칙만 그리 된다면 시간을 두고 저절로 풀릴 문제입니다.
또한 우리말에서 한자말을 버린다면 한자도 계속 ‘쓰고 있을’ 까닭이 없습니다.(여기서, 이 말을 ‘한자를 하루아침에 몽땅 버리고 안 쓴다’는 말로 부풀려 어거지를 쓰시는 분이 계시는데, 우리가 평소 말글살이에서 영어를 쓰지 말자고 한다 해서 아예 영어를 몰아내자고 하시는 분 계신가요? 생각 좀 하시고 딴지 걸어주세요~) 지금껏 쓰던 말들은 말글살이를 어지럽히지 않는 안에서 계속 써야겠지만 더 이상 배우거나 새로운 말을 만들고 쓸 필요는 없다는 것입니다.

위에서 제가 ‘그 말을 쓰는 사람들 스스로 소리내는 대로 적어주는 것이 좋다’고 한 것은 보기를 들어, ‘미국’에 있는 ‘Los Angeles’는 ‘나성’이나 억지로 우리식으로 ‘천사 시’ 같이 부르는 것이 아니라 ‘로스 앤젤레스’(어차피 말이란 것이 소리를 완전히 똑같이 적을 수는 없습니다.)라고 불러주는 것이 맞다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일본’에 있는 ‘동경’(東京)도 ‘도꾜’라고 불러주고 중국(이것도 위 규칙대로 하자면 ‘쭝궈’ 정도가 맞을 것입니다.)에 있는 북경(北京)도 그들 식대로 ‘베이징’으로 불러주는 것에 뜻을 같이 합니다. 단 이렇게 하려면 우리가 ‘따로’ 한자를 쓰지 말아야 합니다. ‘東’을 ‘동’으로, ‘京’을 ‘경’으로 배워놓고 ‘東京’은 ‘도꾜’로 읽는다면 이는 참으로 어리석은 짓입니다. 아니면 한자를 쓰려면 한자는 그대로 한자로 읽어야 합니다. 어차피 우리는 ‘헬베티카’를 ‘스위스’라고 부릅니다. 마치 외국인들이 우리나라 ‘대한민국’(또는 ‘한국’)을 ‘코리아’로 소리내는 것처럼…(그들이 ‘Korea’라고 적고 ‘한국’이라 읽어주던가요?)
그래서, 어떤 분들은 우리가 읽는 방식, 우리 한자 읽는 법대로 읽고 소리내자는 분들도 계시고, 저는 글자에 얽매이지 말고 소리 내는 대로 따로 소리내자고 하는 것입니다.(물론 이렇게 했을 때, 처음부터 곧이곧대로 글자로 적을 수 없는 말을 글자로 적는 것이므로 여러가지 문제는 있습니다. 하지만 이 문제는 어차피 이러나 저러나 생길 수 밖에 없는 문제입니다. 아마 한자말도 어쩌면 우리 한자 소리값이 옛날 어느 때 중국 어느 곳에서 소리내던 값과 비슷할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서로 소리값이 사뭇 달라져 버린 것과 같다 봅니다.)

어찌되었건, 우리 식이 있는 한 우리 식대로 읽고 소리낼 것인지, 아니면 우리가 가진 것을 내버리고 그들 식을 따를 것인지 분명히 해야 합니다.
한자말을 버리고 중국 식대로 소리내던지, 그렇지 않다면 우리가 쓰는 한자 소리값대로 소리내는 것이 옳을 것입니다.
하지만 한자를 받드는 이들은 사대주의에 젖어 중국(‘큰나라’라고 바꿔도 됩니다.) 방식대로 읽고 싶어 하면서도 한자말도 결코 내놓지 못할 것입니다. 한자말을 버리는 것은 지금까지 한자가 누리고 있던 기득권을 포기하는 것이고 지금껏 억누르고 죽여왔던 한글, 우리말과 같은 위치에서 다시 겨룬다는 것인데, 그렇게 되면 한자말은 결코 우리말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그들도 알 것입니다.

덧글 1. 말글살이는 우선 편해야 합니다.(그보다는 먼저 뜻이 통해야 하지만 여기서는 좀 먼 얘기가 되겠습니다.) 그리고 우리 말에는 우리 얼이 스며있으므로 우리 얼을 지켜야하고 사대주의, 권위주의 생각을 없애야 합니다.

덧글 2. 기사 제목도 ‘중국 발해만(혹은 ‘보하이만’), 흘러나온 원유 더 넓게 퍼져’처럼 쉽게 쓸 수 있을 것입니다.

덧글 3. ‘발해만’을 ‘보하이만’이라 읽는 것을 사대주의라 한 것은, 우리가 한자를 읽는 모[방식]를 두고도 또 그들 소리값대로 소리내는 것을 두고 한 얘기입니다. 만약 우리가 한자를 버린다면(이 말 또한 헛갈림이 많을 줄 압니다. 한자를 지금 당장, 완전히 버리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쓰는 것 말고 더 이상 한자를 가운데 둔 교육과 삶을 그만 둔다는 뜻입니다. 좀 더 자세한 것은 댓글로 달아 주십시오.) 딴 겨레 말을 그 겨레 소리값에 가깝게 소리내어 주는 것은 당연하다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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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들온말, 새 말을 우리말로 바꿔쓰는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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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들온말, 새 말을 우리말로 바꿔쓰는 모[방법]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다른 분들께서도 내놓아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 우선 그 낱말에만 눈길을 주면 잘못 바꾸기가 쉽습니다. 그래서 글월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살펴야 합니다.
제대로 갖춰 말하자면,
* 우선 ‘표준국어대사전’에서 말 뜻을 찾아봅니다.(‘표준국어대사전’이 좋아서가 아니라 말광[사전] 가운데서 표대가 되는 말광이기에… 다른 말광도 괜찮습니다.)
‘표준국어대사전’ 풀어논 말에서 바꿀 만한 우리말을 어림하여 찾을 수도 있습니다.(그러나 가끔 풀어논 말을 헤아리려고 다시 사전을 찾아야 할 때도 있습니다. 가끔 표준국어대사전에 보면 ‘ㄱ은 ㄴ이다’라고 해 놓고 ‘ㄴ’을 찾아보면 ‘ㄴ은 ㄱ이다’ 투로 해 놓은 것들이 있습니다.)
* ‘비슷한말광’(유의어 사전)을 찾아봅니다.
글월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를 미리 살피는 것은 이렇게 낱말을 찾아보다 보면 그 낱말에만 파묻힐 수 있기 때문에 찾은 낱말이 글월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에 알맞은지 살피려는 것입니다.
* 들온말은 ‘우리말 다듬기’에서 다른 이들이 어떤 말을 내놓았는지 살펴봅니다.(국립국어원이 뭇사람들 투표로 정한 ‘고친낱말광’(순화용어사전)은 기껏 영어를 한자말로 고쳐놓은 말이 많고 엉터리라 별로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우리말 다듬기’에서 정해진 말 말고 ‘내가 다듬고 싶은 말’에 다른 이들이 내놓은 말들 중에는 참으로 좋은 말들이 많습니다.
* 특히 영어 같은 것은 영영사전 같은 걸 찾아봐서 그 말이 쓰이는 곳에서는 어떤 뜻으로 쓰이는지도 살핍니다.
* 그리고 아주 가끔 전문[專門] 낱말은 그 분야 사람들에게 그 말이 가진 뜻과 쓰임을 물어보면 도움이 될 때가 많습니다.
*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 말을 비슷하게 쓰이는 다른 말하고 견줘보아 그 뜻을 제대로 드러내는지 보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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