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은 별 일 없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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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말은 안녕하십니까?>

우리가(특히 방송, 언론이!) 바른 역사를 얘기 하고 나라 사랑을 얘기하고, 독도나 이어도에 거품 물면서도 정작 바른 역사관은 찾기 어렵고 무턱대고 막무가내 애국심 만을 얘기하는 일이 너무도 많습니다.
하다못해 많은 이들이(그리고 특히 방송, 언론이!) 우리말 사랑을 얘기하지만(실은 ‘우리말글 사랑’이라 하지 않고 우습게도 ‘한글 사랑’이라 합니다. ‘한글’이 ‘우리말’, 한국말인가요???) 정작 맞춤법이나 따져 사람들을 꾸짖을 줄이나 알았지 우리말이나 제대로 쓰던지요!

방금 어느 글에 이런 글월이 있습니다.
“… 사자는 약간의 멍든 자존심을 가지고 도망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분은 학교 다닐 때 참으로 공부를 열심히 했네요. 선생님 말씀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범생이었던 모양입니다.
하지만 이 글월은 이렇게 고쳐야 우리말투입니다.
“… 사자는 자존심이 좀 멍든 채 도망쳤다고 한다.”

요즘, 우리말은 “안녕들하십니까”? ^^
우리말[한말] 한마당

* 얼숲에 올린 글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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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터리 말투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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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분이 올리신 글에 좋은 보기가 있어 그 보기를 가지고 얘기를 풀어 볼까 합니다. – 그 글 보기
먼저 그 보기 글을 보겠습니다.

이런 사실은 음악과 언어가 원래 불가분의 관계에 있음을 입증한다는 것이다.

아마도 많은 분들이 이 보기 글에서 무슨 탈이 있는지 못 알아보실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 만큼 우리말글이 엉터리 말투에 더럽혀져 있다고 봅니다.
얘기를 하기 쉽도록 되도록 덜 중요한 것부터 짚어보겠습니다.

쓸데없이 한자말을 썼습니다.(방금 이 글을 쓰면서 저도 ‘한자말이 쓰였습니다’로 쓸 뻔 했습니다. 이를 두고는 아래에 함께 얘기하겠습니다.)
이 보기글을 고치신 분처럼 ‘불가분의 관계’는 ‘뗄레야 뗄 수 없는 사이’ 같이 고칠 수 있습니다.
‘언어’는 우리말로 ‘말글’이라 할 수 있고, ‘입증하다’는 이 글에서는 ‘보여주다’로 고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이른바 좀 배웠다는 이들 혹은 딴겨레말을 옮기는 이들이 흔히 저지르는 짓거리가 나옵니다.
바로 말을 베베 꼬아놓는 못된 버릇입니다.
‘관계에 있음을’은 좀 배운 이들이, 제 잘난 척 말을 베베 꼬는 버릇에서 많이 쓰는 말투입니다.
이는 홀가분하게 ‘관계 임을'(사이 임을)이나 더 쉽고 알차게 ‘~라는 것을’ 같이 고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글을 보기글 삼아 고치신 분은 ‘이런 사실은 음악과 언어가 원래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임을 입증한다는 것이다’라고 했습니다만, 저는 여기서 좀 더 고치고 싶습니다.
바로 제가 돋게 보는, 엉터리말투, 들온말투하고 우리말투가 다르다는 것입니다.
‘~임을 입증한다는 것이다’ 같은 엉터리 말투를 흔히 쓰는 것이 바로 들온말투, 엉터리말투가 가져오는 나쁜 버릇이라 봅니다.
흔히 ‘~임을 ~하다’는 영국말 옮김투라고 하는데, 이는 우리가 엉터리 영국말을 배우면서 영국말투(말차례)를 그대로 가져왔기 때문이라 봅니다.
그리고 또 하나 돋은 것은, 우리말은 왠만하면 사람이나 가끔은 다른 살아있는 것이 말글에서 임자가 된다고 봅니다.(즉 사람이나 가끔은 다른 살아있는 것이 아닌 것이 말글에서 어거지로 임자가 되다보면 ‘~되다’, ‘~하게 되다’ 같은 엉터리 말투가 따라나오는 것이라 봅니다. – 다만, 모든 ‘~되다’가 이에 맞는 것은 아닙니다.)
위 보기말에서는 ‘사실’이 무엇을 ‘입증하’고 있습니다. 또 다르게는, ‘관계 임이 입증된다’라고 쓰기도 합니다.
이것을 우리말투로 고치자면, 풀이꼴만 바꾸어서는 안 되고 임자꼴을 아예 바꾸어야 합니다.
보기를 들어, ‘이로써 ~임을 알 수 있다’ 같이 고치면 가장 우리말투에 가깝지 않나 싶습니다.(말글에서는 똑 부러지는 정답은 없기에 더 알맞은 말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말글로 고칠 수 있는 한자말과 엉터리 말투를 우리말투로 고쳐서 이 보기글을 고쳐 보자면,

이로써 노래가락과 말글이 처음부터 뗄레야 뗄 수 없다는 것을 알수 있다.

물론 ‘이로써 … 사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정도만 돼도 좋겠지만, 떼려고 하는 것이 이미 둘 사이라는 것이고, 굳이 ‘사이’를 돋게 해야 할 까닭이 없다면 쓸데없는 말은 안 쓰는 것이 가장 좋다고 봅니다.
즉 여기서는 ‘노래가락과 말글’이 떨어질 수 없는 것이라는 것이 돋은 것이고, 보기를 들어 ‘그 둘은 떼어놓을 수 없다’고 하면 뗄 수 없는 ‘처지’를 돋우는 것일테고, ‘그 둘은 떼어놓을 수 없는 사이’라고 한다면 뗄 수 없는 ‘엮임'[관계]을 더 돋우는 말투가 될 것입니다.(아주 작은 차이지만, 여기서는 굳이 ‘엮임’보다는 ‘처지’로 보는 것이 매끄럽다 봅니다.)

* 덧붙임. 위에서 제가, ‘한자말을 쓰다’고 해야 할 것을 ‘한자말이 쓰이다’고 한 것도, ‘한자말’은 내가 쓰려했던 것이고 ‘한자말’ 쪽에서 보자면 ‘쓰인’ 것이 맞지만, 산 것이 아닌 ‘한자말’이 임자가 아니라 내가 임자가 되어 ‘한자를 쓰다’가 더 옳바르다 봅니다.

* 덧붙임 2. 더 매끄럽게 고쳐 주실 분이나, 혹 저도 모르게 제가 저지른 실수를 바루어 주실 분은 거리낌 없이 댓글 남겨 주시기 바랍니다.

* 덧붙임 3. “이렇게 해야 바로 쓴다”라는 책을 쓴 적도 있는 한효석님께서 얼숲에 아래처럼 댓글을 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 그 글 보기
[“이런 사실이 ~ 입증한다.”는 문장은 영어식 물주구문입니다.. “이런 사실”이 “입증한다”의 주체가 되는거죠..
그러므로 사람을 주체로 내세워야 문장이 자연스럽습니다..
“이런 사실로 미루어 보아도 우리는 음악과 언어가 한 몸이라는 것(뗄레야 뗄수없다는 것)을 알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