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임말법을 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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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이런 표현을 봅니다.
‘옳으신 지적입니다’ 혹은 ‘옳은 지적이십니다’ 혹은 겹쳐서 ‘옳으신 지적이십니다’…
이 말은 맞는 말일까요?

사실 우리말에서 높임말은 좀 까다롭고 어려운 면이 있는 게 사실입니다. 그 자체가 어려운 면도 있지만, 때에 따라 바뀌는 것이기도 하다 보니… 하지만 괜히 어려운 규칙을 만들어 놓고 (외국사람도 아닌)우리조차 어렵다고 투정부려서는 안 될 일이고 그래서 지금 때에 맞게 좀 간소화하고 가지런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달리 보면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닌데 잘못 쓰는 일도 많습니다.
꼼꼼하게 따지면 좀 까다롭기도 하겠으나, 크게 보면 높임말을 써야 할 때는 꽤 분명합니다.
‘높이고 싶은 사람이 한 행동’을 높이면 됩니다.
보기를 들어 아버지가 아들에게 할아버지를 불러달라고 했다면, 아들은 할아버지에게 가서 ‘할아버지, 아버지가 불러’라고 해야 하고(가끔 아버지도 아들에게는 높은 사람이니 ‘아버지가 부르셔’라고 하기도 하나 아버지는 할아버지보다는 아래 사람이기에 ‘아버지가 불러’가 맞다고 봅니다.), 할아버지가 아버지를 불러달라고 했다면 ‘아버지, 할아버지께서 부르셔’라고 해야 옳을 것입니다.
처음으로 돌아가서, ‘옳은 지적이다’에서는 윗사람 말이 옳고 그 지적이 옳은 것이기는 하나 ‘옳’거나 ‘지적’이 높을 수는 없으니 둘 다 옳지 않은 높임법이라 생각합니다.
윗사람 행동이 옳으니 ‘하다’를 높여서 ‘옳은 지적을 하셨습니다’ 혹은 그냥 뭉뚱그려 ‘옳습니다’라고 해야 옳지 않나 합니다.

하나 더.
만약 평사원에게 부장이 사장을 불러달라고 했다면 평사원은 사장에게 가서 ‘사장님, 아무개 부장이 와 보시랍니다’ 정도가 알맞을 것입니다.(‘아무개 부장이 부릅니다’는 높임법 문제가 아니라 예의가 없어 보이는 말투라 ‘와 보다’ 정도로 고쳐 말하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부장은 사장보다 아래 사람이기에 사장에게 ‘아무개 부장님’이라고 하는 큰 결례입니다.
한 가지만 더 덧붙이자면, 직책(자리)은 이미 높낮이가 있으므로 그 뒤에 다시 ‘님’이나 높여부르는 말을 붙이는 것은 잘못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습니다. 실제로 옛날 사극 같은 데서도 아래 사람이 ‘아무개 대감’, ‘아무개 영감’ 같이 부르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여기서 ‘영감’은 옛날에 ‘급수가 높은 공무원이나 지체가 높은 사람을 높여 이르는 말’입니다. 물론 다른 뜻도 있습니다.)
이 규칙은 지금에서 다시 한번 살펴보고 따져보아야 할 일이라고 봅니다.

예를 떠받드는 유학에서도 ‘과공비례'[過恭非禮;지나친 높임(공손함)은 예가 아니다]라 했습니다. 지나친 높임은 오히려 ‘아부’에 가까울 텐데, 요즘은 그런 지나친 높임이 너무 흔합니다. 가장 흔히 보고 말하는 것으로 돈이나 물건을 높여 이르는 버릇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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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맞은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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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관중’이 썼다는 “삼국지연의”는 거진 누구나 인정하는 뛰어난 소설이고 등장인물들도 나름 독특한 성격을 잘 드러내고 있지만, 나는 그 가운데 ‘유비’를 자주 입에 올린다.
온갖 속성을 가진 인물을 한 마디로 말하기는 그렇지만, 그래도 굳이 한 마디로 하자면 ‘유비’는 뭔가 좀 모자라는, 그저 온순하기만 하고 똑 부러지는 데도 없는 그렇고 그런 사람으로 그려 놓았다.
그런데 왜 그가 주인공이고 그가 우두머리일까???!
그것은 바로, 그렇게 뭔가 두드러지는 데도 없고 그렇고 그런 인물이기에 온갖 여러가지 성격을 가진 사람들을 곁에 두고 아우를 수 있지 않았을까?
관우, 조자룡이 싸움을 잘 한다고 그 자리를 차지했다면?
제갈공명이 똑똑하다고 해서 그 자리를 차지했다면?
아마도 그랬다면 그냥 무협소설이나 전쟁소설이 되고 말았을 것이다.

이 나라 정치에서 큰 문제는, 관우와 조자룡이 조금만 두드러지면 유비를 시키려고 하고, 제갈공명이 조금만 두드려져도 또 유비를 시키려고 한다는 것.

다 저에게 맞는 자리가 있는 법이다.

* 얼숲에 올린 글 보기

다른 사람을 이르는 이름을 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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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얼숲[페이스북] 같은데서는,
몇몇 아는 사람을 빼고는 모두 ‘아무개 님’이라고 부릅니다.(아주 가끔 따로 그 분하고만 얘기를 나눌 때에는 높여서 ‘선생님’이라 부르기 합니다만…)
가끔은 잘 모르는 사람끼리도 경력이나 자리[직위] 이런 걸 보고 ‘선생님’, ‘교수님’, ‘사장님’ 이렇게 부르는 것을 보는데, 이는 서로 잘 알아서 이렇게 부르는 것이 아니라면 무척 계급스러운 말투라고 봅니다.
먼저 ‘서로 잘 알’ 때는 괜찮다고 하는 까닭은, 여기는 두리나눔터[소셜네트워크]이고 낱사람이 먼저이기 때문에 스스로가 부르던 이름을 그냥 쓰는 것이 옳겠으나,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 그 사람이 거친 경력이나 그 사람 자리[직위]를 보고 그에 걸맞게 부르는 것은 권위스러운 말투라 보는 것입니다.
낱 인연이 아니라면 이 마당에서는 모두가 똑같은 한 사람일 뿐이고(여기서 ‘한’은 ‘하나’를 뜻하는 ‘한’하고 억양이 다릅니다. 안타깝게도 지금 우리 글자에서는 이걸 나타낼 수가 없네요. ㅡ.ㅡ) 모두 똑같다고 봅니다.

아마도 사람들은 그래서 보임새[프로필]에 제 경력과 거쳤던 자리를 잔뜩 적어놓나 봅니다.
떠받들어지고 싶어서…?

덧. 미안하지만 저한테는 리스트 관리 대상입니다.^^;
저는 아는 사람 빼고는 모두 올리는 글로만 봅니다.(여기서 ‘글’은 ‘이야기’란 뜻입니다. 물론 그 안에는 사진도 있고…)
지내면서 서로 얘기를 나눠봐도, 겉치레가 화려한 분은 거진 속 빈 강정이더라고요… 달기는 한데 속은 빈…
속은 말로, 글로 채워지는 건 아니지요.(밑천 드러나기 싫으면 겉을 꾸미기보다는 열심히 속을 채워야… ^^;)

* 덧붙임. 얼숲에 올린 글 보기,

때와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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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속

사람에게는,

때와 자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