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천’의 “사기”와 “조선왕조실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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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천’의 “사기”

지나 땅에서 하[夏], 은[], 주[]는 옛날에는 전설 속의 시대였다 합니다.
그러다 은나라의 역사 흔적[墟]이 발견이 되었는데 그 유적으로 미루어 본 그 당시 생활상이나 모습이 ‘사마천’이 쓴 “사기”의 서술과 비슷한 점이 많아 졸지에 “사기”의 신뢰성이 치솟게 됩니다.(“사기”라는 이름의 책은 많은데, 여기서는 ‘사마천’이 쓴 “사기”를 일컫습니다.)
물론 “사기”는 ‘사마천’이 살기 전의 역사에 대해서 (지나)’천하를 세 번 돌고 태산을 일곱 번 올랐다’고 할 만큼 꽤 자료 수집을 한 것으로 평가받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그 당시에 이전 역사에 대해서는 사람들의 얘기나 딴 책의 내용을 옮겨 적을 수 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정말 지나 땅을 세 번 돌았다 한들 지금처럼 통신이 발달한 때도 아니니 손수 듣고 모을 수 있는 자료는 정말 많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렇다 보니 옛날 역사책들이 거의 신화나 전설을 모아놓은 수준을 벗어나기가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역사 흔적으로 미루어 “사기”의 내용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것은 그만큼 사실적인 얘기들만 실었다는 뜻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은나라 유적은 “사기”에게 신뢰성을 주었고, “사기”로 말미암아 유적으로 채 알 수 없는 부분들을 채우면서, 지나 역사에서 역사시대를 단숨에 은나라까지 끌어올릴 수 있게 되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덩달아, 역사의 실체를 알기 어려운 다른 시대, 다른 이야기까지도 신뢰성이 올라가게 되었습니다.(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조선열전’에 한겨레 역사의 일부인 ‘고조선’ 이야기가 들어 있습니다. 당연히 ‘위만조선’ 이야기입니다.)

“조선왕조실록”

비슷한 보기가 우리에게도 있습니다.
만약 우리에게 “조선왕조실록”이 없었다면 조선 시대에 대해서 많은 부분을 일제가 남긴 역사를 통해서 밖에 짐작할 수 없었을 것이고 그렇다면 (비록 그리 멀지 않은 역사 시대임에도)조선 역사는 엄청나게 빈약해지고 일제 편향적인 역사가 될 수 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그것을 기록하고 또 여러 곳에 옮겨 둠으로써 역사적인 암흑기를 거치고 그 뒤 전쟁까지도 겪으면서 그 가운데 적지 않은 부분들이 남을 수 있었고 다행히 다른 역사 시대보다도 훨씬 자세하게 조선 전기 역사까지도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잠시 덧붙이자면, 비슷한 보기 또 있는데, 옛날에는 세종임금께서 한옥 문틀을 보고 한글을 만들었다는 둥, 집현전 학자들이 만들었다는 둥 하는 교육을 받았었습니다.
하지만, 그 뒤 한글 창제에 관한 책들이 발견이 되면서 요즘은 거의 오롯이 세종임금께서 손수 한글을 만들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게 또다른 면에서 중요한 것이, 한글이 어떻게 만들어 졌는지를 좀더 자세히 알지 못했다면 아마도 일본의 선대문자를 보고 한글을 만들었다는 논리까지도 아마 꽤 널리 퍼져 있을 것입니다.(심지어 우리 나라 사람 가운데서도 일본이 우리를 근대화시켰다는 둥, 일본 덕분에 이만큼 잘살게 되었다는 둥, 위안부, 징용자가 자발적이었다는 둥 하는 얘기를 하는 것을 보면 그 당시 역사 자료가 없었다면 어쩌면 오히려 우리가 주변 나라에 민폐를 끼치고 일본은 오히려 조선을 먹여 살리느라 피해를 본 피해자가 되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기록을 남기는 것의 중요성

지나가 역사 상으로 그나마 그렇게나 많은 유적, 유물, 사료를 없애고도 역사를 이어오고 있는 것은 그만큼 목숨을 걸고라도 역사를 기록하는 것에 사명감을 느꼈던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역사 상의 이야기 뿐만 아니라, 하다 못해 ‘사마천’의 “사기”에도 목숨을 걸고 기록을 남기려 한 ‘사가'(사관)의 이야기가 꽤 흔하게 나오며 그것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습니다.
‘사마천’조차도 그 때는 형을 받느니 차라리 자결을 하는 걸 명예롭게 여겼던 ‘궁형'(거세형)을 받고도 죽지 않고 사가로써 역사를 남겨 후대에 자취를 남길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런 전통이 지금도 기록하고 남겨야 한다는 의식으로 남아 있으며, 일정 부분은 조선 시대에 우리가 역사 자료를 남기는 것에 힘을 쏟았던 것도 유학의 덕도 있지 않을까도 싶습니다.

흔히 ‘역사’를 ‘이긴 쪽의 기록’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그 기록을 남겨주지 못한다면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습니다.
실제로도 역사 상의 인물이 새로운 사료가 밝혀짐으로써 옛날과는 다른 평가를 받는 경우가 허다하게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아는 다른 역사 인물 가운데서도 어느 쪽으로 치우친 사료 때문에 (억울하게도)실제와는 우리가 다르게 알고 있는 인물이나 역사적 사실이 꽤 많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역사는 결국 사료, 자료, 유적에 의존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우리의 지금 모습을 많이 남겨야만 하는 까닭이고, 우리 역사가 인정받으려면 많이 기록하고 그것을 잘 남길 수 있도록 애써야 합니다.
나중에 아무 것도 남아 있으면 아무도 (아무 기록조차 없는)우리를 인정해 주지 않습니다.

소통공간을 대하는 문화적 인식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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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제목을 ‘게시판을 대하는 동서양의 문화적 인식 차이’라고 하려고 했으나, 요즘은 ‘차별’에 대해 그리고 이름붙이기(labeling)에 대해 매우 민감하고 조심스러워 하는 분위기이다 보니, 보기를 들어 서양에서 ‘oriental’이라고 표현하는 것, 동양과 서양으로 뭉뚱그려 나누는 것이 매우 조심스럽습니다.
이는 기존 인식에서는 불편한 일이기도 하지만 사실 다른 측면에서 생각해 보면 동양과 서양으로 뭉뚱그린다는 것이 마치 고래를 물에 산다고 해서 물고기로 분류해 버리는 것만큼이나 자칫 위험한 일인 것도 맞기에 매우 조심스럽습니다.
그래서 그냥 ‘문화적 인식 차이’라고 하게 되었습니다.

얼마 전에 어느 일본 사랑방(커뮤니티)에 들어갔다가 매우 놀라운 것을 봤습니다.

대충 번역하자면 ‘갑자기 글을 올려서 미안합니다.’ 정도입니다.
논리로 따져보자면, 그럼 갑자기 글을 올리지 글 올리기 전에 무슨 예고글이라도 씁니까? 그렇다고 한밤 중에 글을 올린 것도 아니고, 설령 한밤 중이더라도 사랑방에 들어와 있지 않은 사람은 알지 못할테니 상관도 없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글을 쓰신 분이 정말로 아주 미안해 하고 난감해 하면서 글을 올린 것도 아닐 것입니다.
어떤 문화권에서는 별로 미안한 일이 아닌 줄 알지만 그래도 겸손을 보여주는 것이 미덕입니다.(우리도 꽤 그렇지요.)

그런가 하면 얼마 전에는 어쩌다 ‘채팅에서 인사만 하고 있지 마세요'(Don’t Just Say “Hello” in Chat)라는 누리집을 본 적이 있습니다.
정말로 ‘Hello’를 하지 말라는 뜻이 아니라 본론은 꺼내지 않고 인사만 한 채로 눈치 보고 있지 말라는 뜻인 것 같습니다.
다시 말해서 뭔가 할 말이 있어서 채팅에 들어왔으면 바로 본론을 얘기하라는 뜻인 것 같습니다.
동양 혹은 동아시아(?) 정서로 봐서는 자칫 꽤 무례할 수 있는 상황인 거지요.

이것은 게시판을 쓰는 방식에서도 차이가 납니다.
흔히 말하는 ‘서양’에서 흔히 쓰는 게시판 형태는 실타래(thread) 방식이라는 ‘포럼’을 흔히 씁니다.(특이하게도 일본은 이 방식이 더 널리 퍼져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우리가 흔히 쓰는 방식은 메모판에 메모를 하듯이 쓰는 BBS(게시판) 방식이라고 합니다.(우리는 흔히 글 쓰는 공간을 ‘게시판’이라고 합니다만, ‘게시판’은 우리가 흔히 아는 메모판 같은 것입니다.)
사실 그 둘이 확연하게 나뉘는 것은 아닙니다만, 방식에서 조금 차이가 있는데 ‘포럼’ 방식은 하나의 주제를 하나의 글타래로 봅니다. 그리고 그에 달리는 댓글은 비록 첫 글에 딸리기는 하지만 글 쓰는 포맷에서는 첫 글과 다름없는 하나의 글로 인정받습니다.(글 꾸미기나 이미지 붙이기 등 모든 글이 똑같습니다.)
그에 견줘 ‘BBS’ 방식은 의견 하나가 글 하나입니다. 아래에 달리는 댓글은 (비록 그 뒤로 발전을 하면서 포맷이 더 자유로워 지기는 했으나)첫글보다는 글 쓰는 포맷에서도 제약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글 쓰는 자세에서도 ‘포럼’에서는 앞서 말했다시피 하나의 주제를 하나의 글로 쓴다는 나름의 원칙이 있기 때문에 그 주제 안의 의견은 모두 그 글타래 아래에 달리며 만약 논의가 확장해서 새로운 주제로 넘어간다면 흔히 그것을 떼어낼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글을 쓰는 공간의 분위기도 좀 달라지는데, ‘BBS’ 방식에서는 주제에 묶인다는 느낌이 없다보니 좀 중구난방이기는 하지만 또 온갖 주제 심지어 좀 수다 같은 글들도 자유로이 올라오는 편입니다.
‘포럼’ 방식은 주제를 지켜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다 보니 그런지 아무래도 논의에 쓸모없는 얘기들은 잘 안 올라오고 주제에서 벗어나는 것을 싫어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만큼 공간 분위기가 딱딱합니다. 또 그렇다 보니 토론 중심이고 때로는 심지어 학술적이기 까지 합니다.
또 SNS에 있는 특정 주제의 소통공간에는 주요 논제에서 벗어난 얘기들을 하는 ‘Off-topic’ 공간이 따로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표현한 적이 있습니다.
(‘포럼’에 글을 올리려면)’왠지 양복 차려 입고 관련서류가 잔뜩 든 서류가방 들고 출입증 찍고 들어가서 글을 써야  될 것 같다’고……

부디 글 쓰는 공간을 대하는 문화적 인식차이를 잘 이해하셔서 좀더 편하게 쓸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번역이 쉽도록 간단하고 쉽게 쓰는 수(How to write simply and easily for easy translation)

댓글 한 개

이 글은 기계번역을 이용하여 (딴겨레말글로)글을 쓸 때 혹은 기계번역을 가정한 상황에서 (한말글로)글을 쓸 때를 가정하여, 어떻게 하면 번역 과정에서 뜻이 바뀌지 않게 쓸 수 있을까에 대해 적고 있습니다.
기계번역을 하게 될 것을 감안해서 글 쓰는 수를 적은 것이기에 평소 제가 주장하는 쉬운말 쓰기와는 꽤 다른 내용도 있으며 번역가가 손수 번역할 때와는 사뭇 다를 것입니다.(번역가가 손수 번역을 하실 때에는 부디 쉬운 말, 입말에 가까운 말, 우리 말투를 쓰는 것이 읽는 사람이 머리에서 한번 더 풀이를 하지 않아도 되도록 돕는 일일 것입니다. 어색하거나 낯선 번역투, 우리말투와는 사뭇 다른 외국말투 번역이 꽤 많습니다.)
아울러, 대부분은 말하기에서도 적용할 수 있지만, 말하기 상황에서는 좀 달라질 수도 있다는 점을 밝힙니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이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글쓴이보이기-돈벌이않기 4.0 국제 라이선스에 따라 쓸 수 있습니다.

논제의 범위는 되도록 좁게 잡으십시오.

단순하게 서술하기 위해서 논제의 범위는 되도록 좁게 잡되, 설명하려는 것이 많을 경우에는 항목을 잘게 나누어서 풀어 쓰는 것이 좋습니다.

문장 하나는 되도록 짧게 쓰십시오.

설령 전체 글은 좀 길더라도 문장 하나는 짧게 쓰는 것이 좋습니다.(전체 문장도 길지 않은 것이 좋은 버릇이긴 합니다만,…) 특히 ‘한말'(한국말)은 풀어가는 모양새이고 영어 같은 경우에는 뒤에서 꾸미는 모양새이기 때문에 문장이 길거나 한 문장 안에 꾸미는 요소가 여럿 있으면 번역에서 오류가 나기 쉽습니다.

일반적이고 평범하고 쉬운 표현을 쓰십시오.

어린이나 교육 혜택을 받지 못한 사람과 대화한다고 가정해 보십시오.

속어와 줄임말, 속담은 되도록 피하십시오.

그것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을 위해, 혹은 말하려는 뜻을 비유해서 나타내려고 어쩔 수 없이 써야 한다면 반드시 그것이 어떤 뜻인지를 풀이해 주십시오.

관용 표현보다는 평범한 단어를 쓰는 편이 나을 수 있습니다.

특히나 틀에 박힌 외국어를 배운 사람에게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보기: 손가락질하다→비난하다, 머리 올리다→결혼하다

때로는 (참신하고 새로운 표현보다는)밋밋하고 고지식한 표현이 나을 수도 있습니다.

이것 역시 틀에 박힌 외국어를 배운 사람에게 더더욱 그렇습니다.

특히 설명하기 어렵다고 느낀다면 표현을 바꿔서 되풀이해서 설명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입니다.

다만 너무 되풀이하면 오히려 핵심을 헷갈리게 만들 수도 있으며 또다른 설명이 아니라 다시 설명하는 것임을 명확히 밝힐 필요가 있습니다.

설명하기 어렵다면 쉬운 보기를 들어 보십시오.

다만 예시는 또렷해 보이는 반면 핵심을 한 방향으로 몰아갈 위험도 있으며, 잘못된 예시는 오히려 문제를 더 복잡하게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하십시오.

가끔씩은 이모지도 오해를 불러올 수 있습니다.

표정이나 동작은 한편으로는 명확한 면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것은 문화에 뿌리를 둔 것이기에 오해를 하기도 쉽습니다.(말하기에서 동작이 이와 비슷합니다.)

거꾸로 상대방의 글에 생뚱맞은 표현이 있더라도 지레짐작하지 마시고 그 뜻을 다시 물어 보십시오.

어차피 기계번역은 기계번역일 뿐이며, 실제 통역사가 번역을 하더라도 한 문화의 고갱이인 말글을 다른 말글로 옮긴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잘못 번역되어 뜻을 오해하게 되는 것일 수도 있으니 확인을 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Below is the English translation. (This is machine translated, so there may be some awkward wording)

Creative Commons License This work is licensed under a Creative Commons Attribution-NonCommercial 4.0 International License

Keep the scope of the topic as narrow as possible.

To keep things simple, keep your topic as narrow as possible, but if you have a lot to explain, consider breaking it down into smaller chunks.

Use short sentences.

Even if your entire post is a bit longer, it’s best to keep each sentence short.

Write common, plain and easy expressions.

Imagine you’re talking to a child or someone who hasn’t had the benefit of an education.

Avoid slang, abbreviations, and proverbs.

If you feel compelled to use an analogy to illustrate what you’re trying to say, be sure to explain what you mean for those who can understand it.

It may be better to use common words rather than idioms.

This is especially true for those who have learned a stereotypical foreign language. E.g. put one’s feet up → rest

Sometimes it’s better to be dull and dated expression than fresh and new expression.

This is especially true for people who have learned a foreign language in an unconventional way.

If you feel that it is particularly difficult to explain, one way is to explain it again, changing the expression.

However, too much repetition can actually muddy the waters, and it’s worth clarifying that this is a restatement, not another explanation.

If you’re having trouble explaining it, try using a simple, easy example.

However, keep in mind that while examples can seem clear, they also run the risk of driving the point in one direction, and the wrong example can make the problem more complicated.

Sometimes, even emojis can be misleading.

On the one hand, facial expressions and gestures are clear, but on the other hand, they are rooted in culture and can be easily misunderstood. (Gestures are similar in speech).

On the flip side, if you see a phrase in the other person’s writing that doesn’t make sense, don’t assume it and ask for clarification.

Machine translation is machine translation, after all, and even with a human interpreter, it’s not easy to translate the essence of one culture into another. It’s always worth checking to make sure you’re not getting the wrong translation and misunderstanding the meaning.

‘성인지 감수성’이란 말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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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 성평등 같은 것과 얽혀 ‘성인지 감수성’이란 말을 종종 들을 수 있습니다.
‘성인지 감수성’, 찾아 보니 한자로는 ‘性認知 感受性’, 영어로는 ‘gender sensitivity’라는 뜻이라 하고 바꿔 말하면 ‘성별 불리요소 감수성’, ‘성별 불리요소 인지성’ 정도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왜 굳이 ‘성인지 감수성’이라고 쓰게 된 것일까요?(쓰기 시작한 지가 얼마 되지 않다 보니 아직 사전에도 올라 있지 않습니다.)
특히나 이 말이 사법상 필요에 따라 쓰기 시작한 모양인데, ‘성희롱 관련 소송의 심리를 할 때에 그 사건이 발생한 맥락에서 성차별 문제를 이해하고 양성평등을 실현할 수 있도록 하는 것'(대법원 2018.4.12. 선고2017두74702 판결)이라 한다면 그 뜻이 더욱 헷갈리게 됩니다.
어찌 되었건 간에 이미 쓰고 있는 말이니 그 뜻은 그렇다 치더라도,…
이 말인, 경상도 사람인 저에게는 ‘成人誌(成人雜誌) 感受性’, ‘adult magazine sensitivity’으로 들린다는 것입니다.
서울사람들이 소리내는 소리와 달리 경상도 사람에게는 ‘性 認知’에서 ‘認知’는 약간 높게 소리내고, ‘成人誌’는 높아졌다가 뚝 떨어지는 소리가 납니다.
그러니 서울 사람들이 ‘성인지 감수성’이라고 할 때마다 ‘성인잡지 감수성’으로 들리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망할 놈의 표준말 규정 때문인지 모르겠으나, ‘성인지’는 ‘성 인지’라고 쓰는 게 더 뜻이 또렷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애시당초 ‘성인지’는 성인 잡지라는 뜻 말고는 사전에 올라 있지도 않거니와(한 낱말이 아니니 당연할 것입니다.) ‘성과 관련하여 알아차린다’는 뜻을 생각해 봐도 띄어쓰는 쪽이 뜻을 헤아리기가 더 쉽습니다.

그리고 ‘성 인지 감수성'(性 認知 感受性)이라는 낱말도, 뭘 알아차린다는 얘기인데 낱말로만 보면 성(性) 혹은 기껏해야 성별 차이를 알아차린다는 뜻 정도로 밖에 받아들일 수가 없습니다.(즉 도대체 무얼을 알아차린다는 것인지가 없습니다.)

그리고 끝으로, 서양(특히 영어권)에서 쓰는 ‘gender sensitivity’라는 뜻을 살펴보면, ‘성별 차이로 인한 차별, 불평등을 인식하는 것’을 뜻한다고 합니다. 그러니 굳이 한자말로 옮겨도 ‘성별 감수성’ 정도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사법상의 필요에 의한 해석, 원칙 같은 것은 애시당초 없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필요에 의해 그에 맞는 낱말, 해석을 하자고 한다면 새로운 뜻이므로 새로운 말에 붙여야 헷갈림이 적을 것입니다.

  • 덧붙임.

‘성인지 감수성’이라 낱말에 대한 의견을 내신 글이 있어 덧붙입니다. – ‘성인지 감수성’에 관한 용어 재검토

‘본디 맛’을 잃어가는 것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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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확실히 옛날보다는 ‘맛’을 내세울 만한 집이 많아지기도 했거니와 아마도 이는 여행이 좀더 보편화, 활성화 된 덕이 큰 듯 합니다.
그렇다 보니 심지어 요즘은 왠만하면 ‘맛집’-실은 그 만한 실력이 되지 못 함에도…-이라는 말을 많이 쓰기도 하고 심지어 아예 가게 이름에 ‘맛집’을 스스로 붙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만큼 ‘맛’에 관한 한 전문가들이 많이 (방송 같은 데에)많이 나와서 알리기도 하고 또 일반인이라도 내노라 하는 사람들이 맛집을 추천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물론 주관적인 취향 상의 맛있는 음식 말고)객관적이면서도 기본적인-적어도 이런 조건 정도는 갖추어야 한다는- ‘맛’에 대해 안타까운 점이 꽤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요즘은 인위적인 ‘맛’이 대세로 굳어가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화학)조미료를 즐겨 쓴 지야 꽤 되었지만, 왠만한 음식에는 조미료로 (맛을 더하는 정도를 넘어)맛을 내고, 심지어 우리에게 아주 익숙하고 친숙한 맛인 매운 맛도 요즘은 ‘캡사이신’이라는 것으로 맛을 냅니다.
이렇다 보니 요즘은 센 맛, 강한 맛을 ‘맛이 깊다’고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깊’은 맛은 센 맛을 뜻하지 않습니다. 비록 슴슴하더라도 뒷맛까지도 받쳐줄 때 ‘맛이 깊’다고 합니다.(물론 센 맛도 뒷맛까지 받쳐줄 수는 있습니다.)
굳이 견주자면 설탕과 꿀을 비슷한 달기로 타서 맛 본다 했을 때, 대체로 설탕물이 처음에는 더 셀 수는 있겠지만 역시나 뒷맛까지 받쳐주는 쪽은 꿀물일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또한 비슷한 맵기라고 했을 때 매운 고추로 낸 맛과 캡사이신으로 낸 맛을 비교할 때 캡사이신으로 낸 맛이 세고 강할 수는 있겠지만 아무래도 매운 고추로 낸 맛이 뒷맛까지 좋은 경우가 많습니다.(견주자면 그렇다는 뜻입니다.)

실제로도 설탕을 즐겨써서 ‘슈가보이’라 이르는 어떤 분이 하는 음식점들은 거의 늘 ‘맛집’에 끼곤 합니다.(굳이 덧붙이자면, 그 분의 사업 수완은 저도 아주 높이 칩니다. 하지만 그 분이 경영하는 음식값이 싼 가게에서는 그만그만 했으나 음식값이 조금 비싼 가게에서는 설탕 맛 때문에 아주 기겁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 가게가 유명하지 않은 그냥 동네 가게였다면 오래지 않아 문을 닫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남들이 미는 ‘맛집’을 굳이 찾아 가지는 않는 편인데, 어떤 곳에서는 너무나 두드려지게 조미료로 맛을 낸 티가 나서 크게 실망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 곳도 나름 맛집으로 유명한 집인 경우도 있었고, 또 어떤 밀면집은 밀면도 질기기만 하고 육수도 아주 얕디얕은 조미료 맛이었고 내 입맛이 이상한가 싶어 함께 간 분들 의견까지 들었는데 대체로 비슷했으나 그 집은 지금도 그 곳에 오는 외지인들이 굳이 맛 보고 가는 맛집으로 올라 있습니다.(사실 그 분들도 맛집 평가나 후기 보고 오는 것이지 어차피 여행객들은 뜨내기라 다시 올 일은 별로 없을 것입니다. 아무래도 뜨내기 입맛이나 뜨내기 입소문은 믿으면 안 됩니다. ^^;)

아무래도 ‘맛’이란 것은 주관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최종 평가는 주관적이더라도 객관적 바탕이란 것도 있는 것입니다. 혀가 잘못되지 않고서야 매운 걸 짜다 하고 단 걸 쓰다 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우리가 얼마나 인공적인 맛에 길들여지고 있는지, 그리고 우리가 얼마나 자연스러운 맛을 잃어가고 있는지를 생각하면 참으로 안타깝기 그지 없습니다.

이태원에서 깔려죽은 사고와 남의 문화에 열광하는 현상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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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 잘 모르실 분을 위해 짧게 풀자면, 2022년 이태원에서 할로윈 파티를 즐기던 사람들이 밀려 넘어지면서 여러 사람이 다친 사고가 일어 났습니다.
이를 두고 많은 사람이 몰릴 걸 알면서도 통제하지 못한 정부와 지자체 책임이 크다는 의견부터 우리와 상관없는 남의 문화에 이렇게나 열광을 할 일인가 하는 얘기까지 여러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사실 지난 지자체장 얘기까지 나오는 것을 조금은 이해할 수도 있는 것이, 비슷한 상황이 겹쳐 일어나고 있는데 그 결과가 사뭇 다르기 때문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2017년에도 엄청 많은 사람들이 몰렸었지만 사고가 없었고, 강남 물난리도 한번 겪고는 꽤 개선이 되었다가 올해 또 되풀이 되니 그런 의심을 받는 건가 봅니다.
물론 이를 두고도 여러가지 말이 많은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한두 가지 일로 평가할 일은 아니지만 결과가 그리 나오니 그런 추측도 나오는 것이라고 봅니다.
여튼 이 사고 자체에 대해서는 더 살펴봐야 할 것도 있고 하니 저는 조금 다른 얘기, 왜 이토록 (우리와 상관없는)남의 문화에 열광하는가에 대한 얘기를 해 보려 합니다.

스토리텔링…

먼저 우리나라나 동양의 얘기부터 좀 하겠습니다.
우리나라나 동양의 많은 나라들처럼 만물영혼설이 퍼져 있는 나라들에는 수많은 귀신(신)들이 있습니다.(‘귀신’과 ‘신’을 나누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
특히 인디아 영향권의 나라들에는 그야말로 셀 수도 없는 신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전 세계적으로 퍼져 있는 ‘신 이야기’는 거의 주로 ‘그리스 로마 신 이야기’입니다.
저는 가장 큰 까닭으로, 바로 ‘스토리텔링’에 성공했다는 것이라고 봅니다.(이 ‘스토리텔링’을 우리말로 어떻게 옮길까 고민을 했는데 쉽지 않습니다. 여기서는 ‘이야기를 짜고 엮어서 이야기 얼개로 만드는 것’이라고 해 두겠습니다.)
심지어 그렇게 수많은 신을 가진 인디아 문화권이고 그 신은 저마다 고유한 이야기를 가지고 있지만 그걸 엮는 것까지는 이르지 못했다고 봅니다. 물론 그 밖에도 권력으로써 문화라는 측면도 적지는 않았겠습니다만,…

비슷한 보기가 아시아의 ‘삼국지 이야기’라고 생각하는데, 위, 촉, 오와 그와 얽힌 여러 인물들의 이야기는 그 자체로도 흥미진진한 면이 있지만 사실 중국 역사에서 그런 사건들은 수없이 많습니다.
그 가운데서도 위, 촉, 오 이야기가 큰 인기를 끄는 것은 그 당시가 중국(한족)의 역사에서 꽤나 중요하게 여기는 때라는 것도 있지만 그것 만으로는 부족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것은 아무래 소설 ‘삼국지연의’의 덕도 크리라 생각합니다.
모르긴 몰라도 아마 위, 촉, 오 때의 역사와 소설 ‘삼국지연의’의 역사를 구분할 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입니다.
비록 소설 ‘삼국지연의’가 위, 촉, 오 세 나라의 역사를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거기에 중국(한족) 특유의 서사(뻥)를 섞어 이야기로 만듦으로써 그 때의 역사가 더욱 흥미진진해 질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핑계거리…

우리 현대사에서 여러 격변기를 겪으면서 우리 문화에서 많은 것이 사라졌습니다.
물론 그 가운데는 흔히 듣는 얘기겠지만 일제의 만행으로 사라진 것도 많지만 그 가운데 일부는 굳이 일제가 아니더라도 그 격변기에서 얼마 쯤은 사라질 수 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또 문화의 바뀜이 서서히 일어났다면 하나가 사라지는 그 자리를 다른 것이 들어서거나 했을 텐데 미처 그러한 여유조차 없다 보니 그 자리는 모자람, 빈 자리로 남아 있는 경우도 많았을 것입니다.
어쩌면 우리가 여러 큰 체육행사-월드컵 같은-를 겪으면서 보였던 그 응원 문화도 어쩌면 우리가 옛날부터 가지고 있던 잔치 문화와 연관이 있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지금이야 까마득한 옛날 일이 되어 버렸지만 오랜 옛날에는 철마다 여러가지 놀이, 잔치들이 있었습니다.
줄다리기, 차전놀이 같은 건 물론이거니와 역사에서는 옆 마을과 돌싸움[투석전] 같은 걸 벌였던 기록도 있었다 합니다.(일제가 잔인하다는 것을 핑계로, 실은 전투성을 걱정해서 막았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사실 이것은 우리 겨레의 속성이라기 보다는 특히 아시아 쌀농사, 그 가운데서도 집중적인 노동력이 필요했던 문화에서 꼭 필요했던 일이라고 봅니다.
여튼 현대 격변기를 거치면서 이런 것을 잃어 가다가 가끔씩 표출하는 게 바로 (세계가 놀란다는)우리의 집단 문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사실 ‘에너지'(힘)은 늘 모자랄 때는 뭉쳐지려 하고 넘쳐날 때는 삐져 나가려고 합니다.
우리 속에 갖고 있던 그 힘이 마땅히 삐져나갈 핑계를 찾지 못하다가 길거리 응원이라는 핑계, 잔치라는 핑계-그것이 비록 남의 문화에서 왔건 어쨋건 간에-에 빠져나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 물론… 그에 덧붙여서 요즘은 ‘돈벌이’이라는 엄청나게 큰 유혹이 있지요.

그런 점에서 저도 우리나라 옛날 놀이, 잔치, 일질[이벤트]가 이어지지 못한 것은 안타깝지만 젊은 사람들의 넘쳐나는 힘을 품어줄 만큼 알맞게 얘기거리얼개(이른바 ‘스토리텔링’)가 도지 못했고, 돈벌이에서도 큰 힘을 쓰지 못한 것이 차이를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돈벌이’의 힘은 결코 적지 않은 것이, ‘발렌타인데이’야 엉뚱하게나마 뿌리라도 있지만 뿌리도 없는 ‘화이트데이’, ‘블랙데이’ 같은 것까지 만들어 열광하게 만드는 것은 그저 사람들의 욕구에 알맞게 돈을 발라 급하게 만들어 낸 불량식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뒤바뀌고 있는 입장…

그리고 세상이 바뀌어서

말이 전하는 느낌 : ‘-죠’ 말투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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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의사소통에서 큰 줄기를 ‘말’로 보지만 사실 ‘말’ 자체가 의사소통의 대부분은 아닙니다.
그 ‘말’이라는 것 속에는 말을 하는 낯빛[표정]이나 몸짓(태도까지 포함해서…), 억양 같은 수많은 요소들이 어우러져 ‘말’이라는 소통 도구를 이루게 됩니다.
이 ‘말’이 ‘글’이 되면 ‘말’에서 가진 여러가지 요소-낯빛, 억양, 몸짓 같은-가 빠지게 되어 더욱 그 뜻을 오롯이 전하기 어려워 집니다.
게다가 어떤 말글은 상황에 따라 혹은 시대에 따라 그 뜻이 다르게 느껴지기도 해서 오해가 일어나기도 합니다.

요즘 온라인 같은 데서 흔히 쓰이는 말글투인데 서로 조심해야 할 것 가운데 ‘-죠’ 말글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시다시피 ‘-죠’는 ‘-지요’가 준 말인데, 이상하게도 ‘-지요’와 ‘-죠’는 사뭇 다른 말느낌을 줍니다.
아마도 이는 ‘-죠’ 말글투에 특히 다른 말느낌을 담아 쓰다보니 그런 느낌이 굳어진 것 같습니다.
‘-지요’ 말글투는 어떤 사실을 전하는 상황에서 쓰게 되는데, 유독 ‘-죠’ 말투에는 사실을 전하면서 그것을 확정해 버리는 느낌이 있고 그로부터 가르치려 드는 느낌을 가지는 경우가 많습니다.(‘-이죠’, ‘-하죠’도 마찬가지 입니다.)
‘-죠’는 ‘-지요’와 같은 뜻이고 다만 줄임꼴인데 실제로는 조금 더 확정, 단정하는 느낌이 센 느낌이기는 합니다.(마치 ‘아주머니’와 ‘아줌마’의 차이처럼…?)
특히나 글로 드러낼 때는 말을 할 때와 달리 낯빛이나 억양, 몸짓 같은 것이 없어서 더욱 오해하기 쉽습니다.
이 때문에 ‘그걸 왜 당신 마음대로 정하는가’ 혹은 ‘왜 가르치려 드는가’ 하는 말다툼이 일어나기도 하고, 그것은 반박하는 과정에서 감정을 싣게 되어 말다툼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우리 옛말에 ‘아 다르고 어 다르다’는 말도 있고 ‘말 한 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는 말도 있습니다.
또한 제가 늘 강조합니다만 말을 할 때 낱말을 뜻과 느낌에 맞게 잘 골라 썼으면 하는 바램도 있습니다.(빨리-어서-서둘러-일찍-급히-이르게 같은… : 대충 쓰는 우리말)
‘-죠’ 말글투 역시 그 속 뜻과 느낌에 따라 ‘-라 알고 있습니다’, ‘-라 생각합니다’, ‘-라고 합니다’ 같이 조금 다르면서 에둘러 말하는 표현으로 바꿔 쓸 수 있을 것입니다.

‘말’은 말소리 만으로 이루어 지지 않습니다.
‘글’은 전하고자 하는 많은 것들이 모자랄 수 있습니다.
이것을 잘 생각해서 뜻과 느낌에 알맞은 말을 골라서 쓰는 지혜가 필요할 것입니다.

배낭 여행자를 위한 글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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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광여행자가 아닌)배낭여행자에 얽힌 글이니 오해 없으시기를 바라며, 그 말을 한 사람의 생각일 뿐이니 시비 분별은 하지 않으시기를 바랍니다.
– 영어 번역투의 말은 우리말투에 가깝게 번역을 하였고 우리말투에 가깝게 일부 의역도 하였으나 의역을 완벽히하지 않아 몇 글귀는 뜻을 조금 더 헤아려야 하는 것도 있습니다.
– 글귀에 대한 평가는 스스로 하시겠지만, 다분히 서양스러운 사고가 많다는 것도 미리 밝혀 둡니다.
– 어느 한 면을 표현한 글귀이니 너무 극단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으시기를 바랍니다.(세상에는 ‘모’와 ‘도’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1. Short Backpacker Quotes

1. Keep calm and backpack the world.

2. Don’t be a tourist, be a traveler.
2. 관광객이 되지 말고 여행자가 되십시오.

3. Backpacking is the cure of greediness.

4. “You might be poor on money, but rich on life” – Kasper Raunholst
4. “돈에서는 가난뱅이일 수 있지만 삶에는 부자일 수 있습니다.” – Kasper Raunholst

5. I would gladly live out of a backpack if it meant I could see the world.
backpacking quotes, backpacking captions

6. “Backpacking is the art of knowing what not to take.” – Sheridan Anderson.
6. “배낭여행은 가지고 가지 말아야 할 것을 아는 기술입니다.” – Sheridan Anderson.

7. There’s no greater adventure than backpacking to unknown places.

8. Grab your backpack and go. The destination is not important, the journey is!
8. 배낭을 꾸려 떠나십시오. 중요한 것은 목적지가 아니라 여정입니다!

9. “Everything you own must be able to fit inside one suitcase; then your mind might be free.” – Charles Bukowski
9. “여러분이 소유한 모든 것은 한 배낭 안에 들어갈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면 여러분의 마음은 자유로워질 것입니다.” – 찰스 부코스키

10. “See the world. It’s more fantastic than any dream.” – Ray Bradbury

11. “Live, travel, adventure, bless, and don’t be sorry.” – Jack Kerouac

12. “To travel, to experience and learn: that is to live.” – Tenzing Norgay
12. “여행하고, 경험하고, 배우는 것: 그것이 사는 것입니다.” – Tenzing Norgay

13. “I don’t know where I’m going, but I promise it won’t be boring.” – David Bowie

14. “The biggest adventure you can take is to live the life of your dreams.” – Oprah Winfrey

2. Funny Backpacking Quotes

15. My backpack is my best friend. We’ve been through a lot together.

16. Backpacking is a luxury. Not everyone can afford to leave everything behind and travel the world.
16. 배낭여행은 사치입니다. 모든 사람이 모든 것을 뒤로 하고 세계를 여행할 여유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옮긴이 덧붙임: 그러니 행복한 줄 알고 즐기십시오.)

17. “Life is an adventure, it’s not a package tour.” – Eckhart Tolle
17. “삶은 모험이지 패키지 여행이 아닙니다.” – 에크하르트 톨레

18. “I dislike feeling at home when I am abroad.” – George Bernard Shaw.

19. People told me I was crazy to travel the world with a backpack. I told them they were crazy to spend their lives between 4 walls.
19. 사람들은 내가 배낭을 메고 세계를 여행하는 것이 미쳤다고 말했습니다. 나는 그들에게 4개의 벽 사이에서 그들의 삶을 보내는 것이 미쳤다고 말했습니다.

20. Screw the map – travel and get lost!
20. 지도를 치우십시오. – 여행에서 길을 잃어 보십시오!

21. “I travel light; as light, that is, as a man can travel who will still carry his body around because of its sentimental value.” – Christopher Fry.

22. “You don’t have to be rich to travel well.” – Eugene Fodor.
22. “여행을 잘하기 위해 부자가 될 필요는 없습니다.” – 유진 포더.

3. Love Backpacking Quotes

23. “When traveling with someone, take large doses of patience and tolerance with your morning coffee.” – Helen Hayes
23. “누군가와 함께 여행할 때, 아침 커피에 많은 인내와 관용을 가지십시오.” – 헬렌 헤이스

24. If all you want is luxury hotels and private pools, I’m not the guy for you!
24. 당신이 원하는 것이 고급 호텔과 개인 수영장 뿐이라면, 나는 당신에게 맞지 않습니다!

25. “I have found out that there ain’t no surer way to find out whether you like people or hate them than to travel with them.” – Mark Twain, Tom Sawyer Abroad
25. “나는 당신이 사람들을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 알아내는 데 그들과 함께 여행하는 것보다 더 확실한 방법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 마크 트웨인, 톰 소여 어브로드

4. Backpacking Captions for Instagram

26. “That’s the difference between backpackers and holidaymakers. The former can’t help but invite hassle whilst the latter pays to escape it.” – Harry Whitewolf
26. “이것이 배낭여행객과 휴가객의 차이입니다. 전자는 번거로움을 피할 수 없지만 후자는 그것을 피하기 위해 돈을 냅니다.” – 해리 화이트울프

27. Lost buses, street food, hostels and lost stuff – the best memories of any traveler.
27. 놓친 버스, 길거리 음식, 호스텔 그리고 잃어버린 물건들 – 어느 여행자의 가장 좋은 기억들.

28. “Own only what you can always carry with you: known languages, known countries, known people. Let your memory be your travel bag” – Alexandr Solzhenitsyn
28. “항상 가지고 다닐 수 있는 것만 소유하십시오.: 알고있는 언어, 알고있는 나라, 알고있는 사람들. 추억이 여행 가방이 되게 하십시오.” – 알렉산드르 솔제니친

29. “Carry as little as possible but choose that little with care” – Earl Shaffer

30. Backpacking makes you realize how little you really need to be happy.
30. 배낭여행은 여러분이 행복하기 위해 정말로 필요한 것이 얼마나 적은지를 깨닫게 합니다.

31. “If you reject the food, ignore the customs, fear the religion and avoid the people, you might better stay home.” – James A. Michener
31. “음식을 가리고, 관습을 무시하고, 종교를 두려워하고, 사람들을 피한다면, 당신은 집에 있는 것이 좋습니다.” – 제임스 A. 미치너

32. “Leave home, leave the country, leave the familiar. Only then can routine experience – buying bread, eating vegetables, even saying hello – become new all over again.” – Anthony Doerr
32. “집을 떠나고, 나라를 떠나고, 친숙한 것을 떠나십시오. 그래야만 빵을 사고, 야채를 먹고, 심지어 인사를 하는 일상적인 경험이 다시 새로워질 수 있습니다.” – 앤서니 도어

33. “I am a traveler. I am a nomad. I rarely sleep in the same bed more than three or four nights. And I know hotel life better than anyone.” – Diane von Furstenberg

34. “The moments you have experienced are the only possession that nobody can take away from you.” – Unknown
backpacking quotes, backpacking captions

35. “If at some point you don’t ask yourself, ‘What have I gotten myself into?’ then you’re not doing it right.” – Roland Gau

36. “Traveling is brutality. It forces you to trust strangers and to lose sight of all that familiar comfort of home and friends.” – Cesare Pavese

37. “To awaken quite alone in a strange town is one of the pleasantest sensations in the world.” – Freya Stark

38. “No one realizes how beautiful it is to travel until he comes home and rests his head on his old, familiar pillow.” – Lin Yutang

39. “When you travel, remember that a foreign country is not designed to make you comfortable. It is designed to make its own people comfortable.” – Clifton Fadiman

40. “I’m gonna tell my momma that I’m a traveler. I’m gonna follow the sun.” – Parov Stelar

41. “I travel not to go anywhere, but to go. I travel for travel’s sake. The great affair is to move.” – Robert Louis Stevenson

42. “The traveler sees what he sees. The tourist sees what he has come to see.” – G.K. Chesterton
42. “여행자는 그가 보는 것을 봅니다. 관광객은 그가 보러 온 것을 봅니다.” – G.K. 체스터턴

43. “Long-term travel doesn’t require a massive bundle of cash; it requires only that we walk through the world in a more deliberate way.” – Rolf Potts.
43. “장기 여행에는 막대한 현금 뭉치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단지 우리가 세상을 좀 더 신중하게 걸으면 됩니다.” – Rolf Potts

44. “I see my path, but I don’t know where it leads. Not knowing where I’m going is what inspires me to travel it.” – Rosalia de Castro

45. “I travel because it makes me realize how much I haven’t seen, how much I’m not going to see, and how much I still need to see.” – Carew Papritz

46. “Home is where the heart is, and my heart is wherever I am at the moment.” – Lily Leung

47. “I love waking up in the morning not knowing what’s gonna happen or who I’m gonna meet, where I’m gonna wind up.” – Jack Dawson

48. “I travel not to cross countries off a list, but to ignite passionate affairs with destinations.” – Nyssa P. Chopra

5. Inspirational Backpacking Captions and Quotes

49. “Travel like Ghandi, with simple clothes, open eyes and an uncluttered mind.” – Rick Steves
49. “간소한 옷, 열린 눈, 맑은(어수선하지 않은) 마음으로 간디처럼 여행하십시오.” – 릭 스티브

50. “Once the travel bug bites there is no known antidote, and I know that I shall be happily infected until the end of my life” – Michael Palin

51. “Travel isn’t always pretty. It isn’t always comfortable. Sometimes it hurts, it even breaks your heart. But that’s okay. The journey changes you; it should change you. It leaves marks on your memory, on your consciousness, on your heart, and on your body. You take something with you. Hopefully, you leave something good behind.” – Anthony Bourdain

52. “The tourists come here to stay put in their hotels, with their holiday-friendly staff, private beaches, private bars and private sunshine. And yet still, when they get back home, they’ll claim they’ve been to Egypt.” – Harry Whitewolf

53. “They’re the fakes… Those who travel to exotic places, but never walk the streets or meet the people. Preferring instead their cosy interiors of buses, hotels and holiday bars.” – Harry Whitewolf
53. “이국적인 곳을 여행하지만 거리를 걷거나 사람을 만나지 않고 버스, 호텔과 홀리데이 바의 아늑한 인테리어를 좋아하는 사람의 여행은 가짜입니다.” – 해리 화이트울프

54. “If you wish to travel far and fast, travel light. Take off all your envies, jealousies, unforgiveness, selfishness, and fears.” – Glenn Clark

55. “To my mind, the greatest reward and luxury of travel is to be able to experience everyday things as if for the first time, to be in a position in which almost nothing is so familiar it is taken for granted.” – Bill Bryson
backpacking quotes, backpacking captions

56. “Part of us believes the new car is better because it lasts longer. But, in fact, that’s the worst thing about the new car. It will stay around to disappoint you, whereas a trip to Europe is over. It evaporates. It has the good sense to go away, and you are left with nothing but a wonderful memory.” – Daniel Gilbert

57. “Nobody warned me about this part. When I envisioned my trip, I imagined exciting adventures, exotic locales, a jet-set lifestyle. I never thought grief and doubt would climb into my backpack and come with me. I pictured standing at the top of the Sun Gate, looking down at Machu Picchu, without ever thinking about the steps it would take to get there. This is the curse of wanderlust, when the postcard image becomes a brutal reality.” – Maggie Downs

58. “And then there is the most dangerous risk of all — the risk of spending your life not doing what you want on the bet you can buy yourself the freedom to do it later.” – Randy Komisar

59. “Twenty years from now you will be more disappointed by the things that you didn’t do than by the ones you did do. So throw off the bowlines. Sail away from the safe harbor. Catch the trade winds in your sails. Explore. Dream. Discover.” – Mark Twain

60. “I can’t think of anything that excites a greater sense of childlike wonder than to be in a country where you are ignorant of almost everything.” – Bill Bryson.

* 가져온 곳 : https://dailytravelpill.com/best-backpacking-quo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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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안에서 한글 가르치기 : 소리글자인 ‘한글’을 소리글자로 가르쳐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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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다시피 훈민정음은 논리에 맞고 규칙성이 있고 소리 법칙 틀에 맞게 만들어진 글자입니다.
특히 여러가지 규칙성과 많은 소리를 글자로 옮겨쓸 수 있도록 만든 덕분에 소리글자로 모자람이 별로 없습니다.(‘훈민정음’ 얘기입니다. ‘한글’이 아니라…)
그런데 그런 훈민정음에 뿌리들 둔 한글을 소리로 적는 데에 다시 로마자를 빌려와서 적는 것은, 마치 잘 드는 회칼을 두고 거친 칼로 회를 치는 것과 같은 것이라 봅니다.

또 다들 아시다시피 한글은, 한 나절 짧게는 한 식경(약 30분 정도라고 함)이면 깨칠 수 있으며 홑낱자만 배우려면 정말 잠깐이면 됩니다.
이런 장점들 덕분에 약간의 도움이 있다면 잠깐 동안에 한글자를 배우는 것은 너무도 쉽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를 오가는 비행기 안에서 한글 홑낱자를 깨치게 해 주면 우리 문화도 퍼뜨리고 굳이 로마자 도움을 빌지 않아도 우리 글자를 읽고 소리 내는 데에 불편함이 덜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물론 앞으로 망가진 한글을 되살리고 훈민정음에서도 모자라는 점을 조금 더 고칠 수 있는 구실도 될 터이고요…)
거기다가 여러가지 소리를 적는 것에서 옛 훈민정음의 몇 가지 장점들까지 살려서 적을 수 있다면 ‘훈민정음’은 그야말로 더할 바 없이 훌륭한 음성 기호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우리가 지금 우리말을 소리로 옮길 때 쓰는 로마자는 (라틴 글자를 모르는 사람이라면)오히려 배우기도 불편하고 또 나라마다 소리값들이 다 달라서 헷갈리며 심지어 라틴 글자를 쓰는 나라들은 그 소리기호를 자신들의 글자라고 오해를 해서 잘못 읽는 일들도 많습니다.(흔히 우리말 ‘ㅔ’는 ‘e’로 적는데, 한족말에서는 ‘ㅓ’소리를 적는 데 쓰기도 하고, 영어권에서는 우리말 ‘ㅓ’ 소리를 적은 ‘eo’를 ‘에오’로, ‘ㅡ’ 소리를 적은 ‘eu’를 ‘에우’로, ‘ㅐ’ 소리를 적은 ‘ae’를 ‘아에’로 읽거나 어떤 라틴 권에서는 ‘ju’를 ‘유’로 읽기도 합니다.)
대신에 ‘한글’은 소리글자로써의 특성을 잘 가지고 있으며 꽤 논리적이고 꽤 쉽기 때문에 간단히 배울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비행시간 안에 다 속속들이 외우지 못했다 하더라도 한글 읽는 법을 적은 쪽종이만 있으면 차라리 로마자보다 더 정확하게 소리낼 수 있습니다.

1. 왠만한 비행기에 있는 소리영상얼개[오디오 비디오 시스템]가 있는데 여기에 이 교육 프로그램을 넣어서 한글 홑낱자를 읽는 방법만 가르쳐 주는 것입니다.

https://www.globalwifi.co.kr/img/fee/img_bose_08.jpg

비행기에 있는 비디오 오디오 시스템

비행기 안에서 이것만 하는 건 아니니 현실적으로도 일본 정도는 좀 빠듯할 수 있지만, 중국이나 대만, 홍콩 그보다 먼 나라들은 비행시간에 잠깐 짬을 내면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입니다.

2. 한글 읽고 소리내는 법만 간단히 정리해서 표로 나눠줍니다.
훈민정음의 원리를 정리해서 ㄱ, ㅋ, ㄲ와 ㄴ, ㄷ, ㅌ, ㄸ 그리고 ㅂ, ㅍ, ㅃ를 견줘서 설명하고, 모음의 경우에는 우리가 흔히 아는 점과 선을 어디에 놓느냐에 따라 소리가 어떻게 달라지는 지를 알려주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이건 제가 표로 정리해 본 것도 있고 다른 전문가 분이 외국 사람을 위해 표로 만들어 내놓은 것도 있습니다. 작은 쪽지 안에도 들어갈 만큼 간단하게 정리할 수 있습니다.)

3. 이론에 얽힌 건 이미 비행기에서 한번 배웠기 때문에, 그것을 간단히 정리한 나눠준 표만 있으면 웬만한 한글 글자는 다 소리낼 수 있게 됩니다.

물론 이미 쓰고 있는 대로 모든 표지판에는 로마자 표기도 있으니 이 때문에 혼란이나 문제가 생길 일을 없습니다.

딴나라 나들이를 하다보면, 나들이를 즐기는 딴나라 사람들은 그 나라 문화나 풍습, 말글 같은 걸 배워보는 걸 무척 재미있어 합니다.
따라서 조금만 쉽고(쓸데없는 규칙 같은 건 빼고!) 재밌게 만들면 한두 시간 정도면 충분히 익히고도 남을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굳이 로마자를 거치지 않고도 한글 간판, 표지판들을 읽을 수 있으며, 한글을 알리고 우리 문화를 알리는 기회까지 되니 이것이야 말로 일거양득을 넘어서는 일이 아니겠습니까!

한글이 우수하다고 말들은 많이 하는데, 왜 그렇게나 우수하다는 한글이 가진 우수함을 드러내는 일은 안 할까요?

* 덧붙임.
뭔가 꾀(아이디어)를 보태 주시거나 다듬어 주실 분이면 얼마든지 환영합니다.

** 이 글은 이미 썼던 글을 그러모아 정리한 것입니다.

동성 결혼과 얽힌 또다른 시각 – 우리의 논의는 제대로 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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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현상에 되도록 늘 눈을 뜨고 있고자 하는 사람으로써, 가끔씩 보면 그것이 비록 기존 사회에 논란이나 충돌을 가져올 지언정 아주 새로운 논의를 해 보는 것은 되도록 좋게 보고자 애쓰고 있습니다.
(다만 세상이 너무 빨리 바뀌다 보니 그런 것들을 다 따라가기가 좀 벅찬데, 되도록 세상 일에 눈 뜨고 있고자 하는 저조차도 이런데, 당장 먹고 사는 것에 바빠 그런 것에 눈 돌릴 틈도 없는 사람들에게는 너무 힘든 일인 것 같다는 생각도 들기는 합니다.)

그런데 그런 논의가 꽤 진행이 되면 뭔가 얘기가 풍성해 지거나 깊어 지거나 해야 하는데, 가끔씩은 늘 같은 지점에서 서로 밀고 밀리면서 사회를 발전으로 이끄는 것이 아니라 그냥 소모전을 하고 있는 건 아닌가 싶은 일들도 종종 있습니다.
(한두 가지 보기를 들고도 싶습니다만, 그랬다가는 괜히 논점만 산으로 갈 것 같아 그냥 넘기겠습니다.^^)

아마도 어떤 정당이 ‘동성결혼’에 대한 논의를 또다시 내놓았나 본데, 사실 이런 문제가 우리가 처음도 아니거니와 우리 안에서도 이미 조금씩 있어 왔던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지금 쯤에는 단순히 그 지점에 대한 찬성이나 반대를 넘어서 뭔가 논의가 더 넓어지거나 깊어져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어떤 논의가 어떤 식으로, 어떤 쪽으로 발전해 나갈지는 어떤 잘난 사람이 정하는 것이 아니라 논의를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흘러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제가 생각하기에는 이 즈음되면 ‘동성결혼’이라는 지점을 넘어서서 ‘결혼’ ‘결혼 제도’, ‘동거’에 대해서도, 나아가 사회 구성원들의 집합 형태에 대해서, 그리고 그것이 가지는 의미와 앞으로 사회가 나가는 데에 있어서의 방향 같은 것으로 논의를 넓혀가야 할 즈음도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물론 ‘동성결혼’ 문제를 제기하는 쪽에서는 가장 기본적인 인권 문제에서 시작했겠지만 사실 그것이 사회에서 가지는 의미는 단지 ‘인권’에만 국한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물론 그렇게 되지 못하는 데에는 여러가지 까닭이 있을 수 있겠습니다.
그 논의가 넓어질 만큼 그렇게 풍부하지 못 했거나 작은 문제를 해결하지 못 했거나 우리 역량이 아직 그 정도가 안 되거나 등등등…

사실 ‘동성결혼’ 뿐만 아니라 사회의 거의 모든 논의 지점들이 처음에는 작은 점에서 시작하지만 논의를 하다보면 논의 면적이 넓어지기도 하고 때로는 중심 혹은 핵심 지점이 옮겨 가기도 합니다.
저는 이것이 아주 바람직한 일이고 사회가 바람직하게 나아가는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런 논의에 되도록이면 좀더 많은 사람이 함께 하면 가장 좋고 설령 함께 하지는 못 하더라도 논의의 영역 곁에서 지켜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안타깝게도 그런 것들이 없다 보니 사회 인식의 차이만 점점 벌여놓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까지 하게 됩니다.

발전하는 논의에는 논의에 참여해서 논점을 다투는 사람도 있어야겠지만, 지금껏 한 논의를 정리하고 새로운 관점을 덧붙이고 미처 살피지 못한 지점을 살피는 사람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부디 어떤 논의건 간에, 그것이 좋은 논의건 나쁜 논의건, 그 결과가 어떻게 되건 간에 그 논의를 통해서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설령 그 논의가 폐기되더라도 거기에 좋은 경험을 남길 수 있는 논의가 되기를 바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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