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승강이’와 ‘실랑이’라는 낱말이 나오길래 ‘표준국어대사전’을 찾아봤습니다.
그런데 ‘승강이(昇降-)’라고 해 놨습니다.
승강이를 하면 혈압이 오르내려서 ‘昇降-‘으로 풀어놓은 걸까요?
도대체 사전 만드신 분들 생각을 헤아릴 수가 없네요…
어떤 뿌리로 ‘승강이’가 ‘昇降이’라고 본 것인지…ㅡ.ㅡ
덧글. 이 말도 억지로 한자를 갖다붙인 억지한자말이 아닐까 하는 것이 제 솔직한 생각입니다. 특히 우리나라 옛말에 뿌리를 이루는 경상 사투리로 살펴봤을 때 한자말에서 왔다는 건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실랑이’를 ‘이러니저러니, 옳으니 그르니 하며 남을 못살게 굴거나 괴롭히는 일’이라 해 놓고 ‘승강이’는 비슷하지만 ‘서로 자기주장을 고집하며 옥신각신하는 일’이라 해 놓았습니다.
그러고는 여러 곳에서 다같이 옥신각신하지만 ‘한쪽이 다른 쪽을 못 살게 구는 것’은 ‘실랑이’라 해야 맞고, ‘서로 팽팽히 맞서는 것’에는 ‘승강이’를 써야 맞다고 해 놓았습니다.

엄연히 구분이 있는 말인데도 10명 중 6-7명은 ‘승강이’가 들어가야 할 자리에 ‘실랑이’를 넣어 글을 쓰고 있다. 예컨대 “김 의원은 진술서를 꼼꼼히 따지느라 6시간 동안 검찰과 실랑이를 벌였다.”라는 글은 “…승강이를 벌였다.”라고 해야 어법에 맞는다.
실랑이‘는 ‘남을 못살게 굴어 시달리게 하는 것’이고, ‘승강이‘는 ‘서로 자기 주장이 옳다고 주장하여 옥신각신하는 것’이다. 둘 다 서로 갈등관계를 이루지만 ‘실랑이’는 한 편이 다른 한편을 일방적으로 괴롭히는 것이고, ‘승강이’는 양쪽이 서로 자기 주장이 맞는다고 우기는 것이다. 이 두 말이 혼동될 때는 어원을 따져보면 기억하기가 쉽다.
‘실랑이’는 옛날 과거장에서 급제자가 나오면 ‘신래위!’하고 불러 급제의 징표를 주었는데 이때 주위 사람들은 급제자를 붙잡고 얼굴에 먹칠하는 등 괴롭히는 풍습이 있었다. 이런 것을 ‘신래를 불린다’고 했는데, 일종의 액땜 같은 것이다. ‘신래(新來)’란 ‘과거에서 새로 급제한 사람’이란 뜻이고, 이것이 변해 오늘날의 ‘실랑이’가 되었다. ‘승강이’의 ‘승강’은 ‘오르내림(昇降)’이란 뜻이므로, 다투다 보면 주먹이 오르내릴 수 있고 혈압이 오르내릴 수도 있다 해서 생긴 말이라고 생각하면 기억하기 쉽다.
어떤 사람들은 10명 중 6-7명이 잘못 쓰고 있으므로, 잘못 쓰는 것을 관용으로 인정하자는 의견을 내놓기도 하지만, 그렇게 되면 우리의 문화가 오롯이 묻어 있는 ‘실랑이’란 말에 불순물을 보태는 꼴이 된다.

* 옮겨온 곳 : 실랑이와 승강이

자, 사전에 기대지 말고 우리 말글살이를 살펴 어떻게 보시는지 말씀 좀 부탁합니다.
우리 고향에서는 ‘실갱이’, ‘싱갱이’라고 하고 서로 옥신각신하는 것을 이르렀는데, 정말로 위처럼 나눠서 쓰셨는지요?

* 함께 보기 : “실랑이”와 “승강이”의 차이

* 2011년 4월 13일, 국립국어원 – ‘온라인 가나다’에도 질문을 올렸습니다.(고리는 안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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